2박 3일째 관저 앞 떠나지 않는 시민들 “윤석열 체포길 열어라”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긴급행동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1.05 ⓒ뉴시스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시한을 하루 남겨놓은 5일 오후에도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관저 앞을 가득 메웠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와 2박 3일째 관저 앞 농성을 벌이고 있는 시민들은 이날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얼어붙어 차가운 아스팔트 거리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하라”, “윤석열 체포를 막은 경호처도 공범이다”, “경찰은 윤석열 체포길을 열어라” 등의 구호를 쉬지 않고 외쳤다.

오후 2시부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 집회가 시작되자 잠시 흩어져 있던 시민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눈발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시민들은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대중가요에 맞춰 응원봉과 피켓을 흔들고 춤을 추면서 몸을 녹였다.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43시간째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들이 윤석열 즉각 체포 투쟁을 하고 있다. 함박눈이 내리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집회 참가자들이 눈사람을 만들어 머리띠를 묶어주기도 했다. ⓒ민주노총 제공

무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총을 든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시민들은 흔들던 응원봉을 잠시 내려놓고 심각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화면을 지켜봤다.

거리의 시민들은 3일째 공권력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고 버티는 윤석열에 대한 분노에 찬 목소리를 쏟아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20대 여성 이모 씨는 “우리는 이태원 참사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고통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비극들은 국민의 안전을 외면한 정치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약자와 청년을 외면하며, 평등과 정의를 훼손하고 있다”며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국민을 외면하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 윤석열은 우리가 강력히 파면해야 한다”고 외쳤다.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긴급행동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5.01.05 ⓒ뉴시
시민들에게 의료봉사를 하러 나왔다는 의사 이서영 씨는 “지금 차벽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도 안 되는 선전선동으로 극우들을 결집시키는 윤석열과 그 시다바리 한덕수, 한통속인 최상목, 이들이 우리의 차벽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 추위 때문에 생긴 지긋지긋한 감기와 요통, 근육통, 이 질병들의 1차 처방약은 ‘윤석열 즉각 체포’”라며 “공수처는 무엇을 하는가. 시민 건강을 짓밟지 말라”고 조속한 체포여앙 집행을 촉구했다.

자신을 ‘페미니스트 여성’이라고 소개한 한 20대 시민은 “저는 민주노총이 집회에서 경찰의 벽을 뚫고 길을 여는 모습을 봤다. 너무 멋있고 존경스러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민주노총에서 응원봉 동지, 102030 여성들을 부를 때 저는 한달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그는 전날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연행된 상황을 언급하며, “경찰은 같은 노동자, 시민 동지에게 가하는 폭력과 연행을 멈춰달라. 경찰은 당장 내란 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는 길을 열어달라. 그러면 길을 여는 민주노총에 연대했듯이 저희가 연대하겠다”고 경찰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전날 경찰에 연행됐다가 석방된 민주노총 조합원 이영남 씨는 석방되기까지 함께 연대해준 진보당 의원들과 시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씨는 “소식을 듣고 진보당 의원 세 분이 은평경찰서로 와주셨다. 무고한 시민과 민주노총 조합원이 함께 나가지 않으면 같이 못나간다고 경찰서 앞에서 농성을 했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한 “민주시민이라고 하시는 은평구 주민 몇십 명이 슬리퍼를 신고 은평경찰서로 쫓아왔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비상행동 집회가 끝난 이후에도 시민들은 계속해서 거리로 몰려들었다. 충청도에서 올라왔다는 2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윤석열이 체포될 때까지 연차를 내고 여기서 시민들과 계속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온 박 씨의 친구도 웃으며 동조했다. 시민들은 윤석열 체포를 촉구하는 철야·밤샘 농성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긴급행동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5.01.05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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