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아시테지]스토리텔링과 오브제의 멋진 콜라보, ‘노인과 바다, 그리고 소년’

편집자주

[여기는 아시테지] 아이들에게 예술이라는 창으로 세상을 보여주는 아시테지 겨울 축제가 막을 열었다. 아이들은 공연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내면도 살필 수 있다. 세상을 본 아이의 눈은 외연을 확장하고, 내면을 살핀 정서는 단단해진다. 아시테지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친구이자 훌륭한 교과서다. 올해 민중의소리는 아시테지 겨울축제의 작품들을 담아보고자 한다.


연극 '노인과 바다, 그리고 소년' ⓒ아시테지코리아 스튜디오9X스튜디오 나나다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대표 작품 중 하나는 '노인과 바다'다. 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꼼꼼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선명하게 기억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바다라는 세계를 대하는 노인의 자세와 청새치를 대하는 노인의 강인한 의지였다. 위기와 어려움에 직면하는 노인의 자세는 굉장히 단련돼 있었고, 동시에 자신의 목표물인 청새치를 대면하는 자세는 불처럼 뜨겁고 돌처럼 단단했다.

스튜디오 나나다시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무대 위로 다시 소환했다. 그리고 배우는 관객들을 노인이 살고 있는 쿠바의 한 바닷가 마을로 초대했다. NC 문화재단의 공연장은 관객들이 흔드는 양말 물고기로 인해서 순식간에 쿠바의 한 바닷가로 변했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됐다.

작품은 배우들의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오브제들로 거대한 상상력의 바다를 만들어 나갔다. 배우의 몸은 작품을 위한 설명이 됐고, 긴 밧줄과 그림자 놀이는 작품의 풍경을 그려주는 안내자가 됐다. 그러한 스토리텔링과 오브제 사이에서 관객은 스스로 상상하고 세계를 확장해 나갔다.

그렇게 만난 세계는 원작의 세계와 같은 듯 또 달랐다. '노인과 바다, 그리고 소년'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품 속에는 노인과 소년의 관계가 진하게 녹아 있었다. 노인을 살뜰히 챙기는 소년의 따뜻한 마음, 그리고 나이와 상관없이 소년을 진짜 친구로 생각하는 노인의 감정이 드러났다. 또한, 간소화된 음향 효과와 그림자 놀이로 거대한 자연과 인간의 관계도 드러났다. 자연의 생생함과 노인의 초연함이 서로 끌어안고 씨름하기를 반복하며 감동을 안겼다.

'노인과 바다, 그리고 소년'에서 추가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리고 관객'이었다. 너무 좋았던 부분은 관객이 공연을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점이었다. 공연이 너무 신나서 춤추는 아이 관객의 덩실거림도 공연의 또 다른 풍경이 됐다. 또한, 공연 시작 전에 배우들에게 받았던 물고기 양말도 관객들이 흔들자 무대의 풍경으로서 역할 했다. 이번 공연은 아이들에게도 어른에게도 커다란 상상력의 힘을 느끼게 만들어준 공연이었다.

김예나 연출가가 연출했고 출연도 했다. 배우 오지영, 정지은, 최승은 등이 함께 했다.

연극 '노인과 바다, 그리고 소년' ⓒ아시테지코리아 스튜디오9X스튜디오 나나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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