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49일차를 맞는 강인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한화오션을 바꾸지 않고 대한민국을 바꾼다는 것은 위선”이라고 강조했다.
강 부지회장은 7일 민중의소리와 인터뷰에서 “사람이 죽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이 바로 한화오션 경영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 부지회장은 2024년 단체교섭 타결을 촉구하며 49일간 단식을 진행해 왔다. 한화오션측은 단식 기간 천막농성도 허용하지 않았다. 강 부지회장은 단식 대부분의 시간을 침낭에 의지한 채 노숙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강 부지회장은 “단식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2월 폭발사고 사망한 노동자들, 잠수작업을 하다 돌아가신 하청 노동자, 32m 위에서 떨어져 돌아가신 노동자, 한여름 더위에 숨을 거둔 노동자들이 있다”며 “이 죽음의 현장, 생지옥의 현장에서 돌아가신 하청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단식 49일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부지회장은 “산업은행 체제의 대우조션해양은 노동조합 탄압이 그렇게 심각할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2년전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노동조합 파괴가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토로했다.
그는 “하청노동자 뿐 아니라, 정규직 노동조합 무력화도 굉장히 심각해졌다”며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이다. 50일 가까운 단식이라는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바로 한화오션 경영진의 반노동 정책 때문인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하청지회는 지난달 23일부터 한화오션 19개 하청업체와 단체교섭을 진행중이었다. 교착상태였던 교섭이 5개월 만에 재개됐으나 하청업체 대표는 지회 요구사항 대부분에 대해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허성무(창원 성산), 진보당 정혜경(비례대표) 의원, 울산지역 노동·시민사회 대표들은 지난 6일 한화오션 경영진을 찾아 사태 해결을 촉구했으나 경영진은 이렇다할 해결책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하청지회는 강 부지회장 건강 악화를 우려해 단식을 중단하고, 서울 중구 한화 본사 앞에서 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회관계자는 “하청노동자 임금과 노동조건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진짜 사장 한화오션의 결단이 필요하다. 경영진이 결단을 내릴때까지 시민과 적극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단식 49일차를 맞는 강인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7일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