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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검법 찬성했다고 ‘나가라’는 국민의힘, 조폭인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특검법 재의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에게 노골적으로 탈당을 압박했다. 최소한의 존중도, 국민에 대한 염치도 없는 행태에 조폭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가 없다.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특검법과 김건희특검법이 재의결 끝에 부결됐다. 내란특검법은 찬성 198표, 반대 101표, 기권 1표로, 김건희특검법은 찬성 196표, 반대 103표, 무효 1표였다. 108명 국민의힘 의원 중 4~6명 찬성으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김상욱 의원은 사전에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몇 안 되는 의원이다.

권 원내대표는 표결 뒤 김 의원에게 노골적으로 탈당을 압박했다. 민중의소리가 입수한 영상을 보면, 본회의장에서 김 의원이 “제가 지향하는 것은...”이라고 말하자 이를 끊고 권 원내대표가 “내가 농담하는 게 아니야. 탈당하는 게 맞지. 당에 도움이 안 되잖아”라고 말했다. 이어 “웃을 일이 아니야. 한두 번이 아닌데. 아무리 헌법기관이라지만 당을 같이 하면 당의 뜻을 따라야지”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자리에 앉아 김 의원을 세워놓고, 주변 사람들이 들릴 정도의 큰 목소리로 말했다. 녹음된 말투 역시 불만을 감추지 않는 시비조였다. 마치 조폭 우두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말을 안 듣는 조직원을 제거하려는 중간 행동대장을 연상시킨다.

“헌법기관”이라고 스스로 말하면서도, 소신투표를 한 의원에게 나가라고 윽박지르는 앞뒤 다른 태도가 어이없다. 더구나 내란특검법과 김건희특검법은 국민 다수가 가결을 요구하는 법이다. 민심을 따른 의원을 마치 문제아 다루듯 하는 권 원내대표는 민심을 짓밟고 선 국민의힘의 현 상태를 보여준다. 내란특검법은 윤석열의 내란행위를 제대로 수사하고 처벌하기 위한 법이다. 김건희특검법은 비상계엄 선포의 상당한 원인이 됐을 김건희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법이다. 도대체 누굴 위해 이걸 막는다는 말인가.

현재 윤석열 측은 공수처의 수사와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거부하고 있다. 내란특검법이 시행되면 그나마의 빌미도 모두 해소된다. 따라서 국민의힘과 권 원내대표가 내란특검법을 막는 것은 윤석열 사법처리와 내란사태 종결을 가로막고 국정혼란을 이어가는 행위다. 사실상 내란 가담이자 동조다.

권 원내대표는 김 의원에게 “당에 도움이 안 된다”며 탈당하라고 했다. 법치와 국민통합이라는 보수의 가치를 내다버리고 윤석열 내란에 협조하는 것이야말로 당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 앞에 사과하고, 특검법 반대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윤석열 처벌이 이뤄지는 순간 동조범으로 국민의힘도 해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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