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가 제주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자연과 문화를 통합적으로 연구하고 배울 수 있는 ‘제주통섭서원’ 설립을 제안했다.
10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최 교수는 지난 9일 제주도가 개최한 2025년 첫 미래혁신강연에서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생태적 전환과 제주통섭서원’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이날 강연은 최 교수의 생태계 연구 경험과 사례를 통해 기후위기 시대 제주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 교수는 제주와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특히 최 교수는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제주 방류를 성공적으로 이끈 ‘제돌이 야생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고, 현재 제주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 제도화를 위한 민관 워킹그룹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연에서 최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의 근본 원인으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를 지목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생태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인간의 야생 서식지 파괴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생태 백신’이라고 할 수 있는 자연보호가 시급하다”면서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참여하는 ‘집단면역’처럼 사회 전체가 자연친화적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자연과 문화를 통합적으로 연구하고 배울 수 있는 ‘제주통섭서원’을 제안했다.
‘통섭’(統攝)은 다양한 학문 분야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을 뜻하는데, 학문 간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교류 플랫폼을 제주에 마련하자는 것이다.
최 교수는 “제주만의 독특한 자연과 문화를 바탕으로 (가칭)세계환경포럼을 개최하고, 난제에 대한 숙의와 토론이 이뤄지는 ‘숙론의 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최 교수는 학문 간 경계를 뛰어넘는 지식의 대통합인 통섭에 초점을 맞춰 지식 연결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며 “특히,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방류와 생태법인 제도 도입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준 교수님의 제안처럼, 제주는 창조적 진화를 통해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