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본인 체포 막으려 무기 사용 지시"...경호처 내부 반발 확산

경호처장 사직 뒤 '김건희 라인' 강경파 득세..."영장 집행 협조 필요" 직원 글 삭제 차장 지시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발표하는 모습, (자료사진) 2024.12.03.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경호처 3급 이상 간부들에게 수사기관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시 '무력 사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경호처 현장 간부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등 경호처 내부 동요가 커지는 모양새다.

13일 복수의 언론보도와 야당의 설명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추가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2차 출석한 지난 11일 김성훈 경호처장 직무대행(경호처 차장) 등 경호처 핵심들과 점심을 먹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 때 '무력 사용 검토'를 지시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과 12일에도 경호처 핵심 인물들과 오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무력 사용 검토 지침에, 김성훈 차장 등 일부 강경파를 제외한 간부들이 반발했다. 박 전 처장이 지난 10일 경찰에 출석하기 전 비폭력 원칙과 조사관 진입 허용, 대통령 체포 시 경호 차량 이동 등을 지시했으나 사직서가 수리되며 김 차장이 박 전 처장의 지시를 모두 '취소'하고 "무력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지시를 내렸다는 게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의 설명이다.

윤 의원은 "경호처 과·부장단 회의에서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해 사퇴하라는 요구가 터져 나왔다고 한다"며 "김 차장과 측근 인사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 수많은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호처 관계자들은 익명을 전제로 언론 인터뷰에 나서고 있다. 한겨레, MBC 등이 경호처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지난 11일에는 경호처 내부 게시판에 "수사기관의 체포 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 수사기관의 영장 집행에 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A4 3쪽 분량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김 차장의 지시로 사라졌지만,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복구된 사실도 전해졌다.

윤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김 차장은 최근 '윤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으로 복귀하면 정식 경호처장이 돼 권력을 잡겠다'는 생각을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다닌다더라"라며 "표면적으로 강성 지휘부가 경호처를 장악한 건 맞다. 그러다 보니 일선 경호관들의 동요가 일어나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 의원은 이날 경호처 직원으로부터 받은 문자 내용을 소개했다. 해당 직원은 문자를 통해 "경호처 직원들에게 윤석열 씨가 본인의 체포를 막기 위해 무기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상황에 대해서 당신을 경호하고 있는 경호처 직원들에게 믿을 수 없는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며 "윤 씨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경호처 강성 지휘부를 멀리하고 국민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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