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호처 내부 제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1.13.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경호처 간부들에게 "나를 체포하려고 접근하는 경찰들에게 총은 안되더라도 칼이라도 휴대해서 무조건 막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수의 제보를 토대로 윤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경호처에 여러 차례 '무력 사용'을 지시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한남동 관저 안에 숨은 윤석열 씨가 경호관들에게 무기 사용까지 독촉하고 있다는 제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지난 11일과 12일에 경호처 핵심 간부들과 관저 오찬 자리를 갖고, 이 같은 위법 지시를 했다고 전했다.
특히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전날 경호처 간부 5~6명과 점심을 먹으며 다시 한번 무기 사용을 강조했는데, '총 대신 칼이라도 휴대하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 10일 경찰에 출석하며 사직서를 제출한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을 비롯해 이광우 경호본부장, 김신 경호처 가족부장 등이 참석했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경호처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로, '김건희 라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조직 내 강경파에 대한 반발과 내부 동요가 커진 경호처 직원들로부터 제보를 확보하고 있는 윤 의원은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경호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공개하고 있다. 이날 발표한 내용도 윤 대통령과의 오찬에 참석한 인물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직급은 어떠한지 등은 "경호처 내부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며 신뢰할 수 있는 제보라는 판단을 부연했다.
윤 의원은 "불법적인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대통령이 조금의 반성도 없이 더 심각한 짓까지 시도하고 있다"며 "경호법상 현 상황에서 경호관들이 총기와 칼 등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반복적으로 무기사용을 언급한 건 국민에 대한 겁박"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씨는 이런 불법적인 지시를 했는지 당장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며 "윤 씨를 보호하기 위해 경호처 직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김성훈 차장도 대통령의 이런 미친 지시에 어떤 대답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