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용현 직접 신문 "포고령, 집행 가능성 없지만 '그냥 두자' 했는데 기억나냐"

"특전사 280명, 국회 안으로 들어가" 김용현 말에 "20명" 바로잡으려 끼어들기도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변호인단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5.01.23.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직접 신문했다. 주로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을 끌어내기 위해 김 전 장관의 발언을 바로잡거나, 기억을 캐어묻는 식으로 질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4차 변론기일에서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 지시에 따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사당 안으로 특전사 280명이 들어갔고, 제가 보고 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사실관계를 바로잡겠다며 직접 나섰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특전사 요원이 본관 건물 안으로 20여 명 들어가는 사진을 봤다. 거기서 제지하고, 소화기를 쏘니까 다들 나오던데, 특전사 요원이 장관 보기에 본관 건물 밖 마당에 주로 있었나, 아니면 본관 건물 안으로 그 많은 인원이 다 들어갔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전 장관은 "280명은 본관 안쪽에, 복도든 어디든 이쪽(국회) 곳곳에 가 있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포고령 초안 작성 경위도 물으며 자연스럽게 김 전 장관에게 관련 책임을 넘겼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계엄 포고령의 위법성을 윤 대통령도 인지하고 있었음이 들통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포고령과 관련해 12월 1일 또는 2일 밤, 장관이 관저에 갖고 온 걸로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장관은 "네"라고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어차피 이 계엄이라는 게 길어야 하루 이상 유지되기 어렵고, 국가 비상 상황, 위기 상황이 국회 독재에 의해 초래됐으니 포고령은 추상적이긴 하지만 상징적이라는 측면에서, 집행 가능성은 없지만 상위 법규에도 위배되고 내용도 구체적이지 않아 집행 가능성은 없는 거지만 '그냥 놔두자'고 말하고 나뒀는데 기억 나냐"고 물었다.

김 전 장관은 "네"라고 답한 뒤 "평상시보다 꼼꼼하게 안 보는 걸 느꼈다. 평상시 대통령 업무 스타일이 좀 이상하면 항상 법전부터 찾는데 안 찾으시더라"라고 떠올렸다.

윤 대통령은 "집행 가능성이 없는데 상징성이 있으니 (포고령을) 놔두자 한 걸로 기억된다"며 "(포고령에) '전공의는 왜 집어넣었냐'고 웃으면서 얘기하니 (김 전 장관이) '계도한다는 측면에서 넣었다'고 해 저도 웃으면서 놔뒀다. 그 상황은 기억 나냐"고도 물었다. 김 전 장관은 "기억난다. 지금 말하니 기억난다"고 답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자신이 더불어민주당 당사와 여론조사기관 '꽃'에 계엄군 투입을 지시하지 않았다며 김 전 장관에게 또 '기억하냐'고 물었다.

윤 대통령은 "국회 독재가 망국적 위기 상황의 주범이라는 차원에서 질서유지와 상징성 측면에서 국회에 군대를 투입한 것"이라며 "이와 연관해 민주당을 생각한 것이고, 선거관리위원회를 스크린해보라고 했는데, 거기에는 부정선거 시스템 중 한 축을 담당하는 여심위(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여론조사 문제점이 같이 있어서 대표적으로 연관해 골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그렇다", "맞다" 등 답을 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계엄선포한 날 저녁에 그 얘기를 저한테 해서 '절대 하지 마라, 민주당에 보내면 국민의힘에도 보내야 한다'며 제가 자른 거 얘기 들었나. '꽃'도 제가 자른 거 얘기 들었나"라고 질문했다. 김 전 장관은 "나중에 지시한 거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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