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통일이 곧 평화, 바로 지금 더 통일을 말해야 한다

책 ‘다시 쓰는 통일 교본- 더 통일’ 출간

책 ‘다시 쓰는 통일 교본- 더 통일’ 출간 ⓒ선인


“저는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한 말이다. 윤석열은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내란을 벌였다. 비상계엄은 국회의 의결로 해제됐지만, 이후 탄핵심판과 내란재판 과정에서 극우세력이 발호하고, 국민의힘이 아무런 반성 없이 윤석열 내란을 옹호하는 등 내란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거리엔 마치 해방 직후 극우세력처럼 같은 “빨갱이는 죽여도 돼” 같은 무시무시한 구호가 쏟아지고, 폭도들이 법원을 습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윤석열이 정권을 잡은 이후 국가보안법 사범이 늘어난 것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위한 명분이었는지 모른다. 윤석열 내란을 비선에서 이끈 인물 가운데 하나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첨에서 ‘북 폭격 유도’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을 보면 북과의 긴장을 높이는 것뿐만이 아니라 국가보안법을 활용해 우리 내부에 ‘반국가세력’과 ‘종북세력’이 암약하고 있다는 주장을 증명하고 싶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더해 계엄으로 합동수사본부를 꾸리고 야당은 물론 자신을 반대하는 이들과 진보인사들을 잡아들이는 등 윤석열은 독재시대로의 회귀를 꿈꿨다.

이러한 말도 되지 않아 보이는 일들이 윤석열과 그를 따르는 군인들에 의해 실행될 수 있었던 건 남북이 분단된 현실과 분단질서를 유지하는 장치인 국가보안법이 여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열 집권 이후 남북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북에서도 통일 노선과 관련한 변화가 있었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통일이 왜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남쪽에서 통일은 주장하던 이들 사이에서도 통일에 회의적인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평화를 원하거든 통일을 준비하라

통일이 곧 평화다


이제 통일은 이뤄지지 않을 ‘예언’처럼 공허한 약속으로 취급당하고 있다. 통일은 생각하지 말고, 평화로운 이웃으로 지내면 되는 거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과연 그럴까? 김광수 부산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다. 국가보안법으로 불구속 기소된 상황이지만, 저자는 통일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다시 쓰는 통일 교본- 더 통일’을 출간했다.

그는 이렇게 강조한다. 그러한 환경의 변화 때문에 오히려 “‘더’ 통일을 얘기해야 한다”고. 그래서 책 제목도 ‘더 통일’이다. 작가는 자신의 책 제목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정관사 the와 같은 ‘그럴수록’의 뜻과 함께 add 개념도 있다. 변화된 통일환경 핑계 대지 말고, 그 어떤 통일도 부정의의 평화보다는 낫다는 인식을 확립해 ‘평화를 원하거든 통일을 준비하라’와 같은 정언명령에 충실하여 ‘통일이 곧 평화다!’라는 명제를 꼭 성립시키자.”

15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발표 23돌 평화통일 시국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한반도기를 흔들고 있다. 2023.06.15 ⓒ민중의소리

이 책은 우선 ‘통일이 곧 평화’라는 담론과 ‘평화를 원하거든 통일을 준비하라’라는 통일의 선결성,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다시는 한국전쟁과 같은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당위이자 우리 민족의 합의이다. 평화담론의 중요성이다. 하지만 이 평화 개념을 정치적으로 악용해 “북(北)만의 비핵화”라든지, “분단 고착화에 기반한 평화도 가능”하다는 담론체계로 작동되는 순간, 그 ‘평화’는 ‘반(反)통일, ‘평화운동’은 ‘반(反)통일운동’이 되는 것이다.

북의 한반도 영토완정 전략의 의미는


이 책은 또 북이 왜 한반도 영토완정 전략을 내왔는지, 그러한 변화된 환경하에서 ‘어떤’ 통일운동을 해야 하는지 명쾌한 해답을 준다. 북의 전쟁결심은 미 ‘제국’과 ‘대한민국 것들’이 정세를 오판하여 전쟁을 도발하지 말라는 최강의 높이에서 한 경고인데, 그런데도 이 경고를 못 알아듣고 기어이 전쟁이 자신들-미 ‘제국’과 윤석열 정권(혹은, 그 이후의 정권)의 이해와 요구에 의해 발발한다면이에 대해서는 북도 물러서지 않고 전면적 대응을 통해 자신들의 “남반부”에 해당하는 대한민국을 영토완정으로 분단을 종결하겠다는 그런 의미라고 이 책은 설명한다.

이 책은 ‘변혁과 통일’의 관점에서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과 통일의 완성이 갖는 상관관계도 설명했다. 이 땅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유일하고도 현실적인 경우는 남쪽 대한민국에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으로서 자주정권(혹은, 자주적 민주정부)이 수립되어 연방·연합방식의 통일을 지향할 때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끝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윤석열 정권의 ‘친위쿠데타’에 대한 분석과, 그 이후 전개될 자주통일운동을 담아냈다. 왜 미국이 서둘려 윤을 버리고 ‘빠른’ 선거 국면으로 전환, 반미항전으로 진화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를 정확히 읽고, 퇴진광장을 지속, 대중적 반미투쟁으로 이번에는 반드시 미국의 벽을 넘어서자고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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