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 국립정동극장 “스펙트럼 확장...한국 문화의 긍지 널리 알릴 것”

올해 라인업 및 재건축 상황 함께 전해

국립정동극장 정성숙 대표이사가 4일 오전 정동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공연 라인업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국립정동극장 제공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국립정동극장이 2025년 관객들과 만날 공연 라인업을 발표했다. 정동극장은 올해 총 21개 작품(총 444회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국립정동극장 측은 4일 정동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정동극장의 30주년이란 현대공연의 30주년의 집약체와 같은 모습"이라면서 "정동극장에선 다양한 기획 공연, 인큐베이팅, 2차 제작극장 등 기획과 아이디어를 내고 제작해 왔다. 지금은 (공연계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지만, 그 시작의 중심엔 정동극장이 있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수현 문화사업팀장은 "여러 전통 공연은 역사 만이 아니라 미래의 정서들과 전통들을 담아낼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해서 만들어 내고 있는 공연들"이라면서 "앞으로 변화하는 미래적 감각과 모습에 집중해서 봐주시길 바라겠다"고 밝혔다.

박진완 공연기획팀장은 "'30주년 맞아?'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듯하다"면서 "누적 공연만 보면 타 극장 공연의 50주년과 맞먹는 양이다. 단 하나의 공연장에서 시간대를 쪼개 가면서 공연하다 보니까 시간의 이미지가 많은 분들에게 누적된 게 아닌가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 팀장은 "공연 업무 담당한지 25년이 됐다. 다양 작품을 통해서 창작진·관객과 소통하면서 희열감과 긴장감을 겪었다"면서 "이렇게 30주년 맞이해 이 자리에 서니 25년 간 느낀 감정보다 앞으로 펼쳐질 정동극장의 미래에 대해 설렘이 더 크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올해 선보일 라인업은 창작 초연 신작 2편 ▲K-컬처 시리즈 '단심', 30주년 기념 제작공연 전통음악극 '서편제; The Original', 30주년 기념 대표 레퍼토리 기획공연 3편 ▲판소리 뮤지컬 '적벽', 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K-컬처시리즈 '광대', 공동기획 협업공연 3편 ▲지역시립무용단(목포, 부산, 울산, 익산)과 함께하는 무용 '춤 스케치', (주)아트로버와 공동기획 무용 '녕, 왕자의 길', 서울예술단과 국립정동극장의 공동기획 창작가무극 '청사초롱 불 밝혀라', 세실극장 공연 3편 ▲우리 시대 전통춤 '세실풍류-독각 그리고 득무', 세실 기획공연 연극 '굿모닝 홍콩', 전통창작인큐베이팅 '청춘만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창작 작품 시리즈, 창작ing 10편 ▲연극 '도비왈라', '밤에 먹는 무화과', '커튼', '드랙x남장신사', 뮤지컬 '어느 볕 좋은 날', '수영장의 사과', 전통 '50Hz', '판소리쑛스토리2-모파상', 무용 '미얄', '황폐한 땅' 등이다.

기자간담회에는 정성숙 대표이사, 이수현 문화사업팀장, 박진완 공연기획팀장, 2025 라인업 창작진인 정구호 연출과 정혜진 안무가(단심), 정호붕 연출과 김봉순 안무가(적벽), 최원종 연출가와 이시원 작가(굿모닝 홍콩), 박인혜 연출가(판소리쑛스토리2-모파상) 등이 참석했다.

국립정동극장 '2025 정동시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극장 측과 창작진들이 단체 사진에 임하고 있다. ⓒ국립정동극장

올해 라인업 창작진들은 30주년을 맞이한 정동극장에서 무대를 올리게 된 소감과 작품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전했다.

'단심' 정구호 연출가는 "심청을 기존 스토리에 국한하지 않고, 심청이라는 인물에 포커스를 맞춰서 심청 자체에 심리적 생각과 갈등을 중심으로 해서 만드는 작품이 될 것"이라면서 "심청의 내면 세계의 갈등을 잘 표현하는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적벽' 정호붕 연출가는 "이번 작품의 특별한 변화라고 한다면 음악적 부분이 비포장 도로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런 음악적인 부분을 한 사람의 컨셉으로 해서 디자인을 통일성 있게 가자고 해서 정리했다"면서 "관객들이 적벽을 보면서 영웅에게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에 대해 연출자에게 불만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중국이나 적벽을 한 한국에서나 통일성 있는 서민들의 생각, 바람, 희망을 전면에 내세울 방법이 무엇일지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굿모닝 홍콩' 최원종 연출가는 "재연 삼연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각오하고도 20명 이상이 출연하는 연극을 진행하게 된 연출적 의도가 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연극을 만드는 저의 철학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작품마다 규모가 있다. 그 규모와 완결성을 예산 때문에 축소하게 되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예술 세계를 온전하게 전달 못한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작품이 가진 규모, 완결성을 제 노력 하에 최대한 만들어서 관객에게 선보인다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사실 더 많든 수를 출연시키고 싶었지만 최대치 동료가 21명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동극장은 2023년 연극, 뮤지컬, 전통, 무용 등 총 29편의 작품을 427회 공연하며 1995년 창립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2024년에는 28편의 작품을 444회 공연을 통해 총 85,537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박진완 팀장은 "23년 24년에 비해서 작품 수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세실극장이나 '창작 ing'는 줄지 않았고, 장기공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동극장에서 하는 공연은 작년에 비해서 예술단 공연도 그렇고 장기 공연으로 가고 있다"면서 "작품 수는 줄었지만 작품이 장기 공연으로 가다 보니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국립정동극장은 재건축을 통한 공간 확장과 스펙트럼의 확장도 예고했다. 현재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이다. 극장은 550석의 중극장 규모 공연장 하나와 265석의 소극장 규모의 공연장을 예정하고 있다.

정성숙 대표이사는 "30년간의 극장 역사를 돌이켜 보면 국립정동극장은 긴 세월 스펙트럼을 확장하며 유연하게 변천해왔다"면서 "재건축이라는 전환점을 통해 한층 더 스펙트럼을 넓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립정동극장은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관객의 요구, 시대의 바람, 공연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며 성장해 왔다"면서 "한국 문화를 담아낸 전통공연으로 세계를 향하는 또 한 번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며 한국 문화의 긍지를 널리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