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사전투표 홍보대사' 자처한 윤석열...선관위 때리다 본전도 못 찾은 국힘

"사전투표·본투표 그냥 붙여서 하자"...선관위 "작년 총선서 국민은 '좋은 제도'로 받아들여"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2.04. ⓒ뉴스1

국민의힘이 4일 국회 청문회 중 윤석열 대통령 부정선거론에 보조를 맞춰 '사전투표제도 폐지' 이야기를 꺼냈다가 본전도 못 찾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사전투표 홍보대사"를 자처해 유권자들의 참여를 독려해 놓고, 지난해 총선에서 패배하니 사전투표제도를 대하는 태도가 뒤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이날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지금 부정선거 의심은 사전투표에서 가장 많이 나오고 있다"며 "여러 주장 중 하나는 '사전투표함을 개표하면 특정 정당 후보에게 몰표가 나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확률적으로 불가능할 정도로 (특정 후보 표가) 보인다는 거다. 그래서 개표 영상을 보면,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충분히 의구심을 가질만한 모습이 연출된다"며 "이런 걸 두고 어떤 분은 '부정선거의 증거 아니냐'고 주장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당연히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거론했다.

이어 박 의원은 "중앙선관위 해명은 '사전투표와 본투표의 유권자가 갖는 특성이 달라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건데, 이런 경향성이 나온다는 결과를 놓고 보면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사전투표와 본투표 사이에는 며칠이라는 상당한 시간 차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시간 동안 선거 캠페인이 진행되고, 온갖 새로운 언론보도가 쏟아진다. 정보의 양, 선거 분위기 자체도 달라질 수 있다"며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 시간 차를 둘 게 아니라, 그냥 붙여서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많이 제시된다"고 했다. 또 "관외 사전투표를 하면 봉인된 투표용지를 본선거 전 개방해 우체국을 통해 해당 선거구로 개별 배송하는데, 이 과정을 알게 되는 유권자가 많아져 그거 때문에 불안감을 느낀다"며 "사전선거제도 자체를 재검토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용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실질적으로 검토했고, 지난해 22대 국회의원 선거쯤 유권자 의식조사를 통해 사전투표제도가 갖는 부분에 대한 국민 의견도 들었다"며 "이 제도가 투표율을 재고하기 위해 만든 건데, 전국적으로 투표하다 보니 투표에 응하는 국민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제도'로 받아들여진 거 같다"고 반박했다.

김 사무총장은 "지금과 같은 부정선거론이 힘을 얻기 전 치른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국민이 제도 개선을 통해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믿을 만하다고 생각한 거 같다. 그 결괏값도 78%에 해당하는 국민이 '사전투표제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유지돼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사전투표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박 의원의 말에 김 사무총장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김 사무총장은 "선관위는 선거를 관리하기 위한 기관이다. 그 업무가 어렵고 힘들다고 해서 제도를 바꾸자고 할 수는 없다"며 "저희 입장에서 사전투표제를 폐지하자는 의견은 드릴 수 없다. 이 부분이 국가적으로 큰 혼란 사태까지 이르렀으니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이 심도 있게, 국민의 총의가 어떤 건지 잘 살펴서 제도개선 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의 질의 뒤, 안규백 국조특위 위원장은 "오늘 (청문회는) 국정조사장이다. 부정투표 얘기는 본질을 왜곡할 수 있으니, 다른 내용에 집중해 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3월 1일, 국민의힘이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누리집에 게시한 '20대 대선 팩트체크' 제목의 카드뉴스. 2022.03.01. ⓒ국민의힘 누리집

대선 땐 "저도 하겠다"...사전투표 독려한 윤석열

한편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2022년 3월 1일, 20대 대선 사전투표 시작을 사흘 앞두고 국민의힘이 공개한 '팩트체크' 자료를 되짚었다.

해당 자료를 보면,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여러분 걱정하지 마시고 사전투표해 주십시오. 저도 첫날 사전투표하겠습니다"라며 사전투표를 신뢰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한다. "중앙선관위 선거정보센터 해킹, 투표수와 득표수 조작 '불가능'", "투표함이나 계수기 조작 '불가능'", "사전투표함 바꿔치기 '불가능'" 등 사실을 부각해 나열하고 있다. 최근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윤 대통령의 태도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추 의원은 "2022년 윤 후보는 직접 나서서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홍보대사였다"며 "내란 수괴가 본인 선거 때는 저렇게 사전선거 안심하고 하라고 홍보했고, 선거를 독려했고, 그래서 선거에서 이겼다"고 지적했다. 비상계엄 선포 당일, '부정선거론'에 휩싸여 중앙선관위로 계엄군을 보낸 윤 대통령을 향해 추 의원은 "그 사이 중앙선관위가 신뢰를 잃을 커다란 변고가 있었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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