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했던 중국에 대한 10% 추가 관세 조치가 4일(현지시간) 발효됐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일부 제품에 대해 10~1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희귀광물에 대한 수출통제 등 무역 조치와 함께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실시하는 등 전면적인 반격에 나섰다.
중국과의 대화를 예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대화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며 시간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의 추가 관세 10%가 발효되는 이날 0시(미국 동부 시간)에 맞춰 "관세법과 대외무역법 및 기타 법률 등의 원칙에 따라 10일부터 미국산 일부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산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LNG)에 15%의 관세가, 원유·농기계·대배기량 차량 등에는 10%의 관세를 각각 추가 부과된다.
위원회는 이번 관세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인상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으로, 이는 미국의 자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미 간 정상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상무부와 중국 관세 당국인 해관총서는 이날 텅스텐,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인듐 관련 품목에 대해 수출 통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텅스텐, 텔루륨, 비스무트 등은 반도체 생산 핵심 원료 중 하나다.
상무부는 "국가 안보와 이익을 보호하고 확산 방지 등과 같은 국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해당 품목을 수출하기 위해선 중국 수출통제법과 이중용도 품목 수출 통제 조례 등 규정에 따라 사전에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상무부는 미국의 10% 추가 관세 조치를 WTO에 제소했다.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 조치도 이뤄졌다. 중국 시장감독총국은 이날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받는 미국 IT 기업 구글에 대해 반독점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토미힐피거와 캘빈클라인 등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 패션기업 PVH그룹과 바이오기업인 일루미나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추가했다. 상무부는 "해당 기업은 정상적 시장 거래 원칙을 위반하고 중국 기업과의 정상적 거래를 중단했으며 중국 기업에 차별적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명단에 포함된 기업들은 중국 관련 수입·수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금지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30일 유예하면서, 중국과도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본격적인 '관세 전쟁'의 시작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중국과는 본격적인 무역 갈등에 들어간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시간 내 중국과 대화하겠다"고 예고한 것과 달리 "서두르지 않겠다"며 중국과의 대화에 시간을 두려는 태도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벌오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의 통화와 관련해 "적절한 시기에 할 것"이라며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보복관세에 대해서는 "괜찮다(That's fine)"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롤린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통화 일정을 잡아야 한다"며 아직 일정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