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왼쪽부터), 조은희,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2021년 3월 1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 4인 비전합동토론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자료사진) ⓒ국회사진취재단
명태균 씨 측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에서 오세훈·조은희 당시 후보의 단일화 성사를 위해 명 씨가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명 씨의 법률대리인인 여태형 변호사는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명 씨가 최근 검찰 조사 중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과거 일곱 번 만남을 특정해 설명하며 이 같은 일화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여 변호사는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사건' 담당 수사팀이 창원지검으로 명 씨를 불러 출장 조사했을 때 입회한 인물이다.
여 변호사는 "(명 씨가) 추가로 말한 게 당협사무실에서 (오 시장을) 만난 상황을 설명한 것"이라며 "오 시장과 당시 국민의힘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분들 중 여성 후보가 있었는데, 단일화 문제로 조금 갈등을 겪고 있었다. 그래서 명 씨가 오 시장을 만나고 당사 근처 오피스텔에 있는 정치인(여성 후보)의 사무실을 방문해 그분을 설득했고, 단일화가 이뤄진 걸로 안다"고 전했다.
여 변호사는 "오 시장은 그 정치인과 사이가 굉장히 좋지 않은 사정이 있었기 때문에 찾아가지 않았고, 명 씨가 메신저 역할을 해서 단일화를 이끌어낸 것"이라며 "(명 씨가) 오 시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내가 한번 가서 설득해 보겠다'고 해서 그 정치인을 찾아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그 정치인은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을 말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여 변호사는 "맞다. 명 씨가 그렇게 진술했다"고 답했다.
여 변호사는 2021년 서울시장 당내 경선 당시, 오 시장 측이 명 씨와 꾸준히 소통하며 도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여 변호사는 "나경원 당시 서울시장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무응답층 관련 부분이 조금 쟁점이 됐다"며 "명 씨는 '무응답층을 끌어올려야 한다. 나 후보는 보수고, 오 시장은 중도보수 이미지에 가까웠기 때문에 20·30·40대 응답률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오 시장의 지지율이 높게 반영되는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명 씨가 이 부분에 대해 (오 시장 측근인) 강철원 씨(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에게 계속 오더를 내렸고, 이 부분을 고수하라고 해서 결국 서울시장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던 걸로 안다"고 했다.
여 변호사는 "(서울시장 후보) 당 경선 전까지 (명 씨와 오 시장은) 소통했다"며 "오 시장이 명 씨에 대해서 사기꾼이라는 취지의 말을 하는데, 저희로서는 도움을 받았는데 왜 그렇게까지 진술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 시장은 명 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달 18일 페이스북에 "명 씨의 테스트용 1차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쫓아낸 이후로 어떠한 부탁도 의논도 한 바가 없음을 수차례 단호히 말했다"며 "이치에 맞지도 않고, 구체적인 증거도 없는 허풍쟁이 사기꾼의 과장된 거짓말"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