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간 이재명 "북극항로 매우 시급"...박형준 "민주당, 균형발전 관심 떨어져"

박형준,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 응답 못 듣자 "부산 냉대"...민주당 "폄훼 적절치 않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부산 강서구 부산항만공사 부산신항지사 부산항 홍보관을 방문,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2025.03.06.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부산을 찾아 지역 숙원사업인 '북극해 항로 개척 사업'에 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와 만난 박형준 부산시장은 "북극항로는 시급한 문제보다는 중요한 문제에 가깝다"며 지역 민원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항만공사에서 박 시장과 면담했다. 이 대표와 박 시장은 면담에 앞서 웃으며 악수하고, 짧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현안에 대한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되자 이내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박 시장은 "지금 민주당은 국가균형발전 가치에 대해 관심이 많이 떨어진 거 같다"며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최고위원들이 대부분 수도권 의원들이다. 인간이라는 게 자기 감각 세계를 넘어선 문제에 대해서는 자기 문제로 인식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수도권 일극 체제 문제는 서울, 수도권에 계신 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등 지역 현안 해결을 언급했다. 그는 "지역의 혁신적인 자생적 국가 균형발전"을 거론하며 "그렇게 하려고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을 내놓고 그걸 위해 온갖 노력을 하고 있다. 무려 160만 명 시민이 서명했다"며 "민주당이 이제는 반응해 줄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특별법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부산 입장에서는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법"이라며 "반드시 반응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북극항로 문제는 시급한 문제보다 중요한 문제에 속한다"며 "시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문제에 대해 이 대표가 좋은 답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대표는 "북극항로 문제로 박 시장도 뵙고, 부산의 상황도 한 번 확인해 보고자 하는 것 역시 균형발전 문제, 지방 소외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해 보기 위한 실천적 활동의 일환"이라며 박 시장의 말을 반박했다.

이 대표는 "박 시장이 '민주당 대표가 인천에 살다 보니 부산을 잘 모르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라며 "수도권 일극 체제가 가지는 근본적 문제, 특히 '지방 소외 문제는 국가 소외 문제'라는 말을 자주 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게(북극항로)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규모가 적긴 하지만 정기 항로가 개척돼 운행 중이다. 앞으로 계속 해빙이 이뤄질 것 같고, 2030년대가 되면 상당히 활발하게 이용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구의를 놓고 보면 북극항로의 중간쯤에 대한민국이 위치한다"며 "해운의 특성이 선점 효과가 큰 영역이기 때문에 나중에 이미 선점한 상태에서 후발로 참여한다고 해서 그 지분 소유 포션을 갖기가 쉽지가 않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박 시장과의 면담을 마친 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들을 만나 부산항 발전 현황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북극항로가 열리면 러시아를 거쳐 부산 인근을, 대한민국의 동남해안을 지나지 않을 수 없는 지리적 위치"라며 "대한민국의 지방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부산이 중심에 있어야 하고, 그 중심에서도 북극항로 문제에 특별히 관심 갖고 준비해야 한다. 여야, 네 편, 내 편 가릴 거 없이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고, 대한민국 국토가 균형발전하는 길이고, 부산이 사는 길이기 때문에 함께 힘을 합쳐 이 길을 힘 있게 나아가자"고 말했다.

박 시장은 부산항만공사 측이 함께한 브리핑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박 시장은 이 대표와의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큰 기대를 갖고 왔는데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등 요청에 이 대표가 호응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박 시장은 "대통령 만나기보다 (이 대표 보기가) 10배 어렵다. 기껏 어렵게 자리를 마련했고, 간곡히 요청해 정황을 설명했는데도 이 문제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냉담하게 대응했다는 것은 저를 무시했다는 생각을 넘어 부산 시민을 냉대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며 "(박 시장이) 기대에 맞는 답변을 못 들어 실망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이 부산에 대해 애정이 없다고 폄훼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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