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범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을 촉구하고 있다. 2025.03.08.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이 나온 이튿날인 8일, 분노한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 파면'에 대한 열망을 표출했다. 이들은 다음 주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나와 '더 이상 윤석열이 대통령이 아닌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5당은 이날 오후 헌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공동으로 열었다.
야5당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꽃샘추위가 누그러들지 않은 날씨에도 거리를 가득 메웠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 참석 인원을 15만 명으로 추산했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올라 발언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윤석열 구속 취소 결정이 헌재 선고에 영향을 줄까 걱정되나"라고 물었다. 시민들은 곧바로 호응했다. 이에 박 의원은 "조금도 걱정하지 말라"며 "지금 이루어지는 구속취소 결정, 석방 지휘, 구속기간 계산 등 모든 것이 윤석열 피청구인에 대한 파면 결정에 0.1g도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윤석열을 파면하라',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김건희를 수사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높이 들었다.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하라", "범죄 여사 김건희를 수사하라", "극우일체 국민의힘 규탄한다" 구호도 목청껏 외쳤다. 가수 이은미가 참석해 공연하며 집회의 열기를 더하기도 했다.
지난 1월 26일, 윤 대통령 구속 시한 만료를 앞두고 심우정 검찰총장이 윤 대통령 기소 여부를 논의하겠다며 전국 고검장·지검장 회의를 연 점에 관해서는 '꼼수' 비판이 나왔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느닷없이 회의를 소집해 귀한 시간을 낭비했다. 그 시간만 없었어도 어제 법원의 결정은 없었을 것"이라며 "꼼수를 부리는 저들, 해체 수준으로 개혁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윤석열 파면'"이라고 강조했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어떻게 내란수괴가 죽기 전에 감옥 밖으로 나올 수 있는가. 믿을 수 없는 소식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어떤 이들은 검찰을 향해, 어떤 이들은 법원을 향해, 그리고 악랄한 법꾸라지 윤석열 일당을 향해 참을 수 없는 화를 쏟아내었다"고 말했다. 김 상임대표는 "헌재의 파면 결정을 확신한다. 헌재 그 자체를 믿기 때문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 주권자 국민이 만드는 역사를 믿기 때문"이라며 "극우 내란 세력의 준동에 단호히 맞서 싸우자"고 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는 "정말 기가 차고 화가 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수면 위로 떠오른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언급, "윤석열 파면을 시작으로 윤석열 정권에서 벌어진 수많은 국정농단,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밝혀내고 법적 단죄를 해야 한다"며 "'김건희 특검'을 통해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윤석열·김건희 부부, 그 일당이 숨기고 있던 범죄 사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는 국민의힘 인사들이 다수 연루된 '명태균 게이트'를 거론하며 "지금까지 드러난 이 충격적인 일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니 국민의힘이 차마 윤석열을 손절하지 못하고, 함께 침몰하고 있는 것"이라며 "김 여사의 온갖 비리에 대한 의혹 역시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용 대표는 "지금의 검찰은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며 "헌재는 반드시 전원 합의로 윤석열을 파면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 대신 김민석 최고위원이 지도부 일원으로 발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구속 취소 논란, 이 상황은 전적으로 심우정 검찰총장이 책임지고 풀어야 한다"며 헌재를 향해 "흔들리지 말고, 국민을 믿고 헌법과 양심에 따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 말미, 야5당 대표는 '국민께 드리는 공동의 글'에서 "야5당 일동은 법원의 윤석열 구속 취소 인용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위대한 국민과 함께 손잡고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 내란이 종식될 때까지 국민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