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정치 집회 논란이 일었던 지난해 10월 27일에 열린 10.27 한국교회 연합예배에서 설교하는 김양재 목사 ⓒ유튜브 캡쳐
김양재 목사(우리들교회 담임목사)가 일제의 침략으로 우리나라가 예수를 믿는 나라가 되었다고 발언해 논란이다.
김양재 목사는 지난 3월 2일 ‘네 의뢰가 무엇이냐?’이라는 제목의 주일 설교에서 3.1운동 106주년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목사는 3.1운동의 의미를 성경적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면서 “조선왕조에서 절대 전제주의 이런 것도 500년 그전에 고려부터 그런 나라에서 갑자기 자유 민주주의를 감당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했고요. 하나님은 붕당정치와 계급의 타파를 위해서 일제 압제를 일정 기간 허락하셔야만 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수치스러운 한일 합방이 우리나라에 찾아온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조국 조선의 정치적 민족적 자주 독립만이 아니라 신국을 하나님 나라 신국을 건설하려 하였다”면서 “일본의 침략의 고난으로 이 나라가 예수 믿는 나라가 되기를 소원한 거”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목사는 “우리나라가 독립이 되며 결국 모두 예수 믿기를 서원했다. 이 말입니다. 그러면 몽둥이 역할을 한 일본도 불쌍히 여기게 되는 것이 바로 구속사”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김 목사가 말하는 구속사(救贖史)에 등장하는 구속은 ‘구할 구(救)’, ‘살 속(贖)’자를 써서 ‘값을 주고 구하다’는 의미다. 기독교적 의미로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음으로서 인간들의 죄값을 지불하고 구원했다고 믿는 신앙으로, 그러한 구원의 역사를 구속사라 부른다. 김 목사의 주장대로 라면 일제시대라는 고난을 우리 민족이 겪은건 하나님이 구원하기 위한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극우적 또는 보수적 성향의 개신교인들이 많이 한다. 지난 2014년 교회 장로인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과거 교회에서 “조선 민족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게 된 것은 이씨 조선 시대부터 게을렀기 때문”이라며 “이를 고치기 위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하나님이 받게 한 것”이라고 한 발언 때문에 논란이 일어 총리직에 오르지 못했다. 일제 식민지 통치가 하나님의 뜻이라는 주장은 일제 식민시기를 거치며 목숨을 잃은 수많은 독립투사들을 모독하는 일이다.
일제의 식민지배뿐 아니라 각종 재난도 하나님의 심판 또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2005년 서울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는 2004년 말 동남아에서 일어난 해일 피해가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두고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그해 5월 11일 주일예배에서 “하나님이 공연히 (세월호를) 이렇게 침몰시킨 게 아니다. 나라를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켜 국민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고 발언해 세월호 유족들에게 상처를 줬다.
고난을 받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지 않고, 고난을 이겨내기 위해 싸워온 그들의 희생을 외면한채 이를 신의 뜻이라 포장하며 상처를 입혀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