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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올스톱 한국 경제,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한국 경제가 대내외적인 위기에 올스톱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동력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정이 지연되면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모양새다.

기획재정부는 매월 ‘그린북’이라는 경제 종합 보고서를 발표한다. 경제 운영 주체가 작성하는 보고서여서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묘사한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11월까지도 그린북은 “우리나라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런 그린북조차 최근 논조를 바꿨다. 지난해 12월 그린북은 14개월 만에 ‘경기 회복세’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경기 하방 위험’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올해 2월 그린북에는 “내수 회복이 지연됐다”는 표현이 공식적으로 등장했다.

3월 그린북에서는 ‘수출 증가세 둔화’라는 표현이 새로 추가됐다. 그린북에 수출 부진이 언급된 것은 2023년 6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요약하자면 그린북이 내수, 고용, 수출 모두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린북의 낙관적 성향을 감안하면 한국 경제가 진짜 비상 상황에 내몰렸다는 경고다.

대외 환경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1.7%로 크게 낮췄다. 최근 3년 동안 2% 이상 성장하던 미국의 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도 5%에 못 미칠 전망이다. 중국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바오우(保五), 즉 연간 경제성장률 5% 성장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 통상 전문가들이 보는 올해 중국의 예상 경제성장률은 평균 4.5% 정도다.

문제는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경제를 책임져야 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엉뚱하게도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루며 정치 놀음에 빠져 있다. 내수와 투자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내수를 살리기 위한 그 어떤 정책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 주체들의 어두운 전망 때문이다.

이제는 정말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헌법재판소는 숨이 넘어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결정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올해 한국 경제는 내수와 수출 모든 분야에서 최악의 상황을 맞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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