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령에서 경찰과 극우유튜버가 주고받은 대화 (영상)

“해줄 테니까, 우리가 해달라는 대로 도와줘야 돼”, “당연하지”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유튜버’ 안정권 씨와 농민들의 트랙터 진입을 막기 위해 서로의 요구사안을 주고받으며 협력하는 모습이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안 씨는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욕설 시위’와 최근 ‘이화여대 난입’ 등으로 논란이 됐던 대표적인 ‘극우 유튜버’다. 안 씨의 누나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 ‘연설왕TV’는 25~26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고개에서 안 씨의 활동을 중계했다.

이날 해당 채널에 게시된 영상을 보면, 안 씨는 경찰버스 뒤편에 쪼그려 앉아 있는데 코트를 입은 A 씨가 다가와서 말을 건다. 이에 안 씨는 “아이고 아이고 오랜만이시네”라며 마치 아는 사이라는 듯 반긴다. 그리고 A 씨는 친근하게 안 씨의 등에 손을 올리고 대화를 시작한다. 그런데 해당 유튜브 채널 촬영자가 계속해서 안 씨와 A 씨를 촬영하자, A 씨는 불편하다는 듯 “유튜버가 많아서 얘기하기가”라고 말한다. 안 씨는 곧바로 촬영자에게 “그만”이라며 화면을 돌리라고 지시하지만, 안 씨와 A 씨의 대화는 그대로 송출된다.

목소리만 중계된 영상에서 A 씨와 안 씨는 다음과 같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 A 씨 : 일단 저 팀, 양 팀 분리를 해 줄 거야. 장소를. 근데 우리가 신고가 후순위야. 그치 알잖아 법적으로. 18시 이후에 장비 들어오게 다 해 줄 테니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게, 많이, 요구할 게 뭐야? 우리한테.
▶ 안 씨 : 트랙터는 무조건 못 넘어가는 걸로.
▷ A 씨 : 그렇지.
▶ 안 씨 : 법원판결대로 하는데, 트랙터가 넘어가면 우리가 몸으로 막을 거예요.
▷ A 씨 : 그렇지
▶ 안 씨 : 그러고 나서 저들이 트랙터를 넘겨달라고 요구할 거 아냐? 저들 목적이 트랙터니까. 그러면 경찰이 6시까지만 막아주면 돼요. 그다음부터는 우리가 장판 깔고, 저들이 밤을 새든 뭘 하든, 우리가 맞불을 할 테니까.
▷ A 씨 : 합법적으로 가는 거고~?
▶ 안 씨 : 합법적으로~
▷ A 씨 : 해줄 테니까, 우리가 해달라는 대로 도와줘야 돼 그러면?
▶ 안 씨 : 아휴 당연하지.


안 씨는 A 씨와 이 같은 대화를 끝내고 다시 해당 유튜브 채널 시청자와의 대화를 재개한다. 그런데 이때, 안 씨는 “경찰 쪽은 섭외가 다 끝났다”면서 방금 대화한 A 씨가 경찰이었음을 밝힌다.

경찰로 추정되는 인물과 대화하는 안정권 씨 ⓒ유튜브 채널 ‘연설왕TV’ 실시간 중계화면 갈무리


이어 안 씨는 A 씨와 어떤 취지의 대화를 나눴는지 설명한다.

▶ 안 씨 : 우리가 6시부터 집회가 발동이에요. 아무리 빨리해도 오늘 6시부터 집회가 발동이기 때문에. ((...중략...)) 우리는 (농민들) 트랙터만 안 넘어가면 돼. 그걸 경찰이 6시까지 막아줘야 해. 왜냐하면 저번에도 경찰이 막다가 민주당 의원들이 와서 뚫었단 말이야. 그니까 그 이후에는 우리가 막으면 돼. 근데 지금 공백이 있어. 6시까지. 경찰한테 우리가 최대한 협조를 구해서 이용을 해야 합니다. 그게 1단계.

안 씨의 설명을 요약하면, 안 씨 측은 이날 농민들이 집회를 개최하는 남태령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집회가 가능한 시간은 오후 6시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오후 6시까지 경찰이 막아주면, 그 이후부터 자신들이 농민들의 트랙터 행진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선고 지연에 ‘트랙터 재진격’을 예고했다. 전농은 예고한 대로 이날 오후 2시 남태령에서 ‘윤석열 즉각 파면 대회’를 진행한 뒤 오후 7시까지 범시민대행진이 열리는 광화문까지 트랙터로 행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찰과 법원이 트랙터 행진을 막으면서 26일 새벽까지 대치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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