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파과’ 민규동 “두 킬러의 싸움 결과만이 아니라 인간의 삶 보게 될 것”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서 호평 받은 영화 '파과', 오는 5월 1일 개봉

배우 이혜영이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파과'(감독 민규동)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규동 감독이 업계 레전드인 60대 노인 킬러와 평생 그를 쫓는 젊은 킬러의 대결을 담은 영화 '파과'로 돌아온다. '파과'는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세계 관객을 만나고 돌아왔다.

민규동 감독은 27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파과' 제작보고회에서 "한국에 영화를 보이기 전에 월드 프리미어로 장르적 실험을 많이 볼 수 있고 깊이 있는 시선을 볼 수 있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파과'를 상영해 기분이 좋고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잔혹하지만 서정적이고, 폭력적이지만 아름답다'는 평가나 '액션 영화지만 깊이 있는 인생 서사를 담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들었을 때 처음 영화를 만들었던 의도들을 봐주신 것 같아서 기뻤다"고 덧붙여 말했다.

주연 배우인 이혜영과 김성철 역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뜨거운 현장감을 몸소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영 배우는 "우리 영화는 그렇게 큰 데서 하면 안 되는데 (관객이 적어) 썰렁하면 어떡하지 걱정했다"면서 "그런데 꽉 다 찼다. 많은 관심을 우리가 받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제가 베를린에서 봉준호 감독의 '미키17'도 봤다. 그 영화도 영어 대사에 독일어 자막이라 어려웠는데 한국에 와서 다시 봤다. 근데 '미키17'보다 우리 작품이 재밌었다"고 감상평을 전하기도 했다.

김성철은 "베를린 현장감은 너무 좋았다. 3천명 가까이 올 수 있는 콘서트홀에 어마어마한 스크린을 걸고 영화를 틀더라"면서 "저기에 내 얼굴이 나오면 부담스러울 것 같았는데 오히려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민규동 감독, 이혜영 배우, 김성철 배우 등이 참석했다.

배우 이혜영(왼쪽부터), 김성철, 민규동 감독이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파과'(감독 민규동)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영화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의 강렬한 대결을 담았다.

60대 노인 킬러 '조각' 역은 배우 이혜영이 맡았고, 조각을 쫓는 킬러 '투우'는 배우 김성철이 연기했다. 민 감독은 이혜영과 김성철을 각각 조각과 투우 역할에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이혜영 선배는 제가 어렸을 때 극장에서 뵈었을 때 약간 신비로운 존재였다"면서 "한 번에 잘 파악이 안 되는, 분명 같은 한국 사람인데 그렇지 않은 영역도 있고 궁금한 시간들이 쌓였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 영화가 보기 드문 인물을 소화해야 하는 캐릭터라서 그런 고전 영화의 아우라를 가진 분이 영화에 부합될 때 텍스트를 넘어서는 영화적 인상을 찍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김성철 배우에 관해서 "김성철 배우는 제가 뮤지컬을 보면서 환호했다. 그가 무대 위에서 펼치는 카리스마와 퍼포먼스, 그리고 에너지는 정말 대단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투우'는 '조각'과 어울리면서도 어딘가 불편하게 하고 언제든 물것 같은 무서운 강아지인데 또 예쁘기도 한 복합적인 이미지가 필요했다"면서 "'파과'는 60대 노인의 몸을 어떻게 쓸지에 관한 연구이기도 하다. 물리적으로 봤을 때 말도 안 되는 대결처럼 보이면 그건 가짜가 되니까 상대가 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겨야 하니 지나친 남성성보단 미소년 느낌과 강력하고 무서운 지점이 필요했는데 김성철 배우를 만났을 때 다행이다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민규동 감독은 '파과' 연출 계기에 대해 "유례가 없는 여성 노인 킬러가 등장하고, 추적자와 대결하고, 둘이 강렬하게 부딪히면서 인생을 뒤흔드는 이야기"라면서 "영화 제목인 '파과' 이름이 낯설다. 이 낯선 단어로 어떻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심차에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때' 그런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설적인 총잡이가 있는 마을인데 은퇴를 앞두고 손이 떨리고 그러다가 젊은 총잡이가 마을에 찾아와서 '레전드 있다며! 나와봐! 붙자!'고 하는 도전을 하는 이야기다"라면서 "단순한 배틀이 아니라 운명과 필연이 담긴 웨스턴 영화일 수 있겠구나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것이 액션 영화를 넘어서서 존재, 소멸, 상처, 상실, 구원, 폭력 등 많은 상징적인 모티브가 녹아들 수 있는 영화겠구나 싶었다"면서 "몇 년을 끈질지게 버티면서 영화를 만들어낸 것 같다"고 덧붙여 말했다.

사실 국내외 영화계에는 액션 장르와 킬러 소재의 영화가 무궁무진하게 많다. 하지만 '파과'의 액션은 여타 다른 액션 영화와 차이점이 있다.

이와 관련해 민규동 감독은 "'파과'는 몸이 싸우기도 하는데 마음도 싸운다"면서 "몸과 마음이 싸우는 진짜 싸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싸움의 결과를 봤을 때 승자와 패자가 있는 게 아니라 인간의 삶을 보게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액션의 장르적 쾌감도 가져갈 수 있지만 보지 못했던 감정적 여흥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철 배우는 레전드 킬러와 젊은 킬러의 액션에 대해 "촬영 전에 액션의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면서 "조각은 레전드고 효율을 따지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간결하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방식의 킬링을 선택한다. 투우는 과시하고 멸시하고 누군가에게 내가 이렇게 했다는 것을 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는 액션을 했다"고 말했다.

'파과'로 첫 호흡을 맞추는 김성철 이혜영 배우는 호흡을 맞추게 된 소감에 대해서 언급했다.

김성철 배우는 "매 촬영 너무 행복했다"면서 "선생님과 촬영하면서도 행복했지만 모니터를 볼 때 꿈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왜냐면 제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을 보여주시니까 나도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했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혜영은 "성철씨가 이렇게 말해주니까 제가 이런 것에 힘을 얻어서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영화는 오는 5월 1일 개봉한다.

배우 김성철이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파과'(감독 민규동)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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