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인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자유통일당 전광훈 목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며 지지자들에게 발언 하고 있다. 2025.4.4 ⓒ뉴스1
윤석열 탄핵심판 과정에서 윤석열 지지자들을 동원해 강력한 거리시위를 펼쳤던 극우개신교가 윤석열 파면 선고 이후 엇갈린 행보를 하고 있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탄핵반대 투쟁을 벌여온 전광훈은 “광화문에 모이라”며 국민저항권을 언급했지만, 여의도를 중심으로 탄핵반대 투쟁을 벌인 손현보는 “헌법재판소에서 결정한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제 내일부터 있는 모든 세이버 코리아 지역의 집회는 오늘로써 끝내고 취소한다”고 밝혔다.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탄핵심판 선고를 시청한 전광훈은 헌법재판소가 전원일치로 파면 선고를 하자 헌재 결정에 불복하며 국민저항권을 언급했다. 전 씨는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면서 “내일 오후 1시 광화문광장에 모이라”고 선동했다.
전 씨는 “저희들이 이미 느낌이 와서 4·19와 5·16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면서 “저는 국민 혁명 의장으로서 절대 대한민국을 북한으로 넘겨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씨는 이어 “윤석열의 지지율이 50% 중반으로 올라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의사를 무시하고 헌재가 범죄행위를 저질렀으므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대하여 인정할 수 없다”면서 “3000만 명 이상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주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가 3월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대로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3·1절 국가비상기도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목사인 손현보의 윤석열 파면 선고와 관련한 메시지는 전 씨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크게 달랐다. 손 씨는 세계로교회 유튜브 채널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은 인용이 되었고 이제 한 달력이 끝났다”며 “아쉬운 마음은 많이 있지만은 그러나 이것을 모르고 있었던 많은 우리 국민들과 성도들이 이 나라가 어떻게 이끌어져 가는지, 정치가 어땠는지 어떤 곳에 문제가 많은지를 전부 다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손 씨는 이어 윤석열의 비상계엄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이재명 아니었으면 왜 모든 권한을 가진 대통령이 계엄을 했겠냐”고 말했지만, 헌재결정을 받아들이고, 세이브 코리아 전국집회를 취소한다고 밠혔다.
그러면서도 대선 국면에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손 씨는 “우리 성도들이 기도했던 기도는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전부 다 응답될 줄로 믿는다. 이제 오늘부터 바로 대통령 선거에 돌입했다”면서 “깨어난 국민 여러분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전파하고 또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야 되겠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이 파면 이후 행보에서 이런 차이를 보이게 된 건, 과거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몇 년간 광화문 투쟁을 이끌면서 헌금과 각종 사업을 통해 경제적 이익 등을 얻어온 전 씨의 경우 거리투쟁을 이어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손 씨의 경우 ‘예수교장로회 고신’이라는 개신교 주요교단에 소속돼 있어 헌재 판결 이후에도 거리투쟁을 이어가기엔 부담이 컸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