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5.04.10. ⓒ뉴시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이기는 선택”을 자처하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것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다. 전쟁”이라고 규정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출사표에서 12.3 비상계엄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비중 있게 언급했다. 비상계엄 사태에는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여당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에둘러 사과하면서도, 파면 후 지금껏 반성 없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피해 갔다. 오히려 대선 주자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견제가 주를 이뤘다.
한 전 대표는 “헌재의 결정문을 보면 사실상 ‘탄핵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라며 “8명의 헌법재판관들은 모두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전횡과 횡포를 구체적으로 준엄하게 비판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바로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입법, 행정, 사법을 움켜쥔 독재 정권을 만들려고 한다”며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라면 나라의 운명도 내버릴 수 있는 위험한 정치인과 그를 맹신하는 극단적 포퓰리스트들로부터 우리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문에서 대통령과 국회의 대립은 일방의 책임이 아니며,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결돼야 할 정치의 문제라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야당의 탄핵소추와 예산 삭감 등을 극히 일부분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이재명 심판’이라는 억지 주장을 편 셈이다.
한 전 대표는 또한 “그들의 전략이 뻔하다. 오직 비상계엄 상황을 무기 삼아 ‘그때 너네 뭘 했느냐’며 우리를 싸잡아 공격할 것”이라며 “그날의 비상계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겁이 나서 숲에 숨은 이재명 대표보다 제일 먼저 국회로 향하고, 제일 먼저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한 사람, 저 한동훈이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모든 정책들이 저평가받아서는 안 된다”며 “영웅에 대한 예우와 자유 진영의 협력 외교를 강화한 것은 큰 성과다. 원전 생태계를 복원해 에너지 산업 발전을 본 궤도에 올린 것도 대단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추진하려던 좋은 정책들도 더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출마 선언에서는 개괄적인 수준의 공약도 함께 제시했다. 한 전 대표는 ▲4년 중임의 대통령제와 양원제로의 개헌 ▲근로소득세 인하 ▲경제 강압에 공동 대응할 국가 단위의 ‘경제 NATO’ 창설 ▲가석방 없는 무기형 및 촉법소년 연령조정 등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