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프랑스 시간으로 10일 밤 11시 5분 ‘진실을 밝히다 : 제주 4.3 아카이브’(Revealing Truth : Jeju 4·3 Archives)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승인했다. 2012년에 4.3 유족회와 시민사회가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필요성을 제기한 이후 13년 만이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세계기록유산 등재 노력 이후 7년 만의 결실이다.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제주4.3기록물은 4.3 당시부터 제주의 공식 진상보고서가 발간된 2003년까지 4.3에 대한 억압된 기억 그리고 화해와 상생의 기록물이 포함돼 있다. ‘억압된 기억에 대한 기록물’로는 오랜 탄압에도 4.3희생자와 유족들이 끊임없이 이어간 증언, 진상규명 운동, 2003년 정부 공식 보고서에 이르기까지의 노력이 담겼다. 또 ‘화해와 상생 기록물’에는 제주인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구분 없이 모두를 포용하고 공동체 회복에 온 힘을 다했던 내용이 포함됐다.
4.3 당시 수형인들이 형무소에서 집으로 보낸 엽서 ⓒ제주4.3평화재단
故오성찬 선생(1940~2012)이 1980년대부터 도내 마을 곳곳을 찾아다니며 제주도민들의 육성을 채록한 기록. 주요 채록 내용에는 4.3 관련자의 생생한 증언 등이 담겼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등재 신청 기록물은 ▲ 군법회의 수형인 기록 27건 ▲ 희생자 유족 증언 1만4601건 ▲ 진상규명·화해를 위한 시민운동 기록 42건 ▲ 정부 진상조사 관련 기록 3건 등 총 1만4673건(문서 1만3976건, 도서 19건, 엽서 25건, 소책자 20건, 비문 1건, 비디오 538건, 오디오 94건)에 이른다.
김애숙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제주4.3기록물의 역사적 가치와 진정성, 보편적 중요성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주도는 이번 등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3대 분야를 모두 보유하게 됐다”며 “여기에 생물권 보전지역과 세계지질공원까지 더해져 유네스코 5관왕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