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로 가는 미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그는 대부분의 미 무역 상대국에 대한 10% 관세에 일부 예외를 허용할 수 있지만, 무역 협상을 원하는 나라들에 있어 이 10%의 관세는 "하한선"에 꽤 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고 비즈니스 스탠다드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로 뒤흔들고 있다. 트럼프의 천문학적 관세 부과는 중국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을 모든 분야에서 견제하려는 것이다. 관세 장벽이 오히려 중국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코노미스트 기사를 소개한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을 쏟아 붓고 아시아에서 군사동맹 강화를 강조하는 지금, 미국이 주적으로 여기는 중국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취재에 따르면 상황은 매우 다르다. 트럼프의 마가(MAGA)는 중국이 경제적 실수들을 바로잡게 만들고 있다. 또한 중국에게 아시아의 지정학 지도를 유리하게 다시 그릴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때문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34%의 새 관세에 기존 관세를 더하면 총 관세가 65%에 달하며, 소포 관세 면제에 대한 폐지 조치까지 포함하면 더 높아진다. 수출이 여전히 2017년처럼 GDP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어 이는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다. 미국이 세계적인 무역 장벽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 같은 나라를 통해 생산망을 우회하는 전략은 예전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무역전쟁은 중국이 여전히 디플레이션, 주택시장 붕괴, 암울한 인구통계학적 문제와 씨름하는 시점에 발생했다. 지난 5년간 공산당은 약한 소비를 방치하고 민간 부문을 억압하는 현명하지 못한 국가주의를 채택했다. 중국은 과잉생산 능력을 수출하며 세계를 중국산 상품으로 넘쳐나게 했고, 아시아와 유럽의 미국 동맹국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공격적인 국수주의를 조장했다.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트럼프의 첫 임기 때보다 더 강한 상태로 마가의 새로운 시대에 들어선다. 시진핑 주석은 오랫동안 미국이 너무 양극화되고 과도하게 외국에 개입해 글로벌 역할을 지속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고, 세계는 ‘백 년에 한 번 보는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시진핑의 민족주의를 과장된 디스토피아에 대비하는 피해망상으로 치부해 버렸다. 하지만 이제는 트럼프가 무모한 자해와 광범위한 파괴를 저지르고 있어 시진핑이 시대를 앞서간 것처럼 보이게 됐다.
시진핑은 2012년 주석이 됐을 때부터 오늘날의 혼란스러운 세계를 대비하기라도 하듯 중국의 경제적, 기술적 자립을 추구했다. 그 결과 중국은 제재와 수출 통제와 같은 미국 압박에 취약하지 않다. 은행 거래 때문에 여전히 달러가 필요하지만, 이제 비은행 국제 결제의 대부분을 위안화로 처리한다.
중국 경제는 흔히 간과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경쟁과 기술 수용으로 전기차부터 드론과 플라잉 택시까지 모든 분야에서 서구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중국에서 보면, 트럼프의 관세는 미국 자동차 산업을 1970년대 스타일의 구식으로 만들고, 반이스라엘 시위를 빌미로 한 학문의 자유에 대한 탄압은 혁신을 저해할 것이다.
중국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한 대표적인 예는 딥시크이다. 딥시크는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금수조치에도 불구하고 혁신을 이뤄질 수 있음을 명백히 보여줬다. 중국공산당이 중국산 인공지능을 선호하기 때문에 중국 기술은 서구 기술보다 더 빠르게 중국 전역에 확산됐고 많은 분야의 생산성을 높였다. 이런 점과 시 주석이 기업가에 대해 더 관대해졌다는 신호들이 결합돼 미국 주식이 하락하는 동안에도 중국 주식의 MSCI 지수는 2025년에 15%나 상승했다.
버블이 터진 지 4년이 지났기 때문에 부동산도 이제 더 이상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다. 상하이와 난징을 포함한 일부 도시에서는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공산당은 뒤늦게 소비 촉진 조치를 취했고, 지방 정부는 3년간 6조 위안(1170조 원)의 새로운 채권과 올해 추가로 4.4조 위안(860조 원)의 ‘특별’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일부 추가 자금은 가계로 흘러갈 것이다.
중국공산당이 지금의 경제적 기회를 완전히 활용하려면 민간 부문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 중국 지도자들은 2021년에 시작된 기업가들에 대한 ‘공동 번영’ 탄압이 과도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일부 열성적인 관리들이 아직 이런 메시지를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시진핑의 부관인 리창은 3월 23일 연설에서 중국 혁신의 수도인 항저우의 ‘용’들을 칭찬하는 등 새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에는 소비 촉진을 위한 더 많은 경기 부양책과 (여전히 가계 신뢰에 부담을 주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더 결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추가 소비는 잉여 생산 능력을 흡수하는 데 도움이 돼 외교 관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의 무역 장벽 덕분에 중국은 수출로 세계가 중국산 상품으로 넘쳐나게 하는 대신 파트너 국가의 제조업에 투자함으로써 전 세계와의 무역 관계를 재설정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기회들은 지정학적 기회와 함께 왔다. 놀랍게도 미국의 중국 정책은 불명확하다. 미 정부의 매파는 미국이 유럽에서 벗어나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자원이 확보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트럼프는 시진핑을 존경한다며 측근인 스티브 데인스 상원의원을 베이징에 보내 협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 중국과 무역 협정을 맺었고, 지금은 틱톡을 두고 협상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중국과 친한 러시아를 자기편으로 만들겠다며 ‘역 키신저’ 협상을 운운하는 마가 세력의 이야기를 어리석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식 보호주의, 동맹국 학대, 인권에 대한 무관심은 미국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다. ‘자유세계의 등불’이 이제는 변덕스럽고 위험해 보인다. 시진핑은 미국이 남긴 공백을 채울 의도가 없지만, 특히 글로벌 사우스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가 있다. 중국은 청정 기술을 전파하는 것 외에도 국내 배출량 감축에 더 대담해진다면, 기후 변화에 대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나토와 우크라이나를 무시하는 트럼프의 태도는 아시아 동맹국에 대한 헌신과 대만을 위해 싸울 의지에 대한 신뢰를 악화시켰다. 미국이 더 많은 첨단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생산한다면 대만을 방어할 인센티브는 감소할 것이다. 이 역시 시진핑에게는 선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게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트럼프의 무역 전쟁이 세계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 트럼프가 중국과의 협상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통화와 관련해 중국을 압박하고 더 많은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중국은 여전히 덤핑 수출로 세계와의 관계를 해칠 수 있다. 중국이 이 기회를 잡을지 여부는 오직 한 사람에게 달려있다. 시진핑이다. 그리고 이 기회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다른 한 사람 덕분이다. 바로 트럼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