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2025.04.08. ⓒ뉴시스
국민의힘 ‘친윤석열(친윤)’계 중심으로 연일 ‘한덕수 출마설’을 띄우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양심은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덕수 대행의 대선 출마설에 안 그래도 망가진 국정이 뿌리까지 흔들리고 있다”며 “한 대행에게 대선 출마를 요구하는 국민의힘이나 이를 두고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한 대행이나 국민 앞에 염치가 있기는 한지 묻고 싶다”고 쏘아붙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조금씩 등장한 ‘한덕수 차출설’은 최근 국민의힘 내에서 계속 확산되는 중이다. 한 대행이 위헌 논란을 무릅쓰고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선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한 대행 역시 대선 출마를 고려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한 대행의 이름까지 등장한 상황이지만, 한 대행은 대선 불출마와 관련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심지어 국민의힘 의원 50여명은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당 지도부가 자제를 요청해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한 대행께서는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라”며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국회에 군을 투입하고 헌정을 유린한 내란 범죄자를 배출한 정당이다. 불법 계엄과 내란을 획책하는 대통령을 막지 못하고 파면당하게 만든 실패한 국무총리”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 대행과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공직자로서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이라며 “권력에 대한 집착은 접어두고 국민 앞에 처절한 반성부터 하시라”고 질타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한 대행을 겨냥해선 “국정을 자신의 욕망을 저울질하는 일에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김 대변인은 “지금 대통령 직무대행에게 부여된 책무는 단 하나, 대한민국을 다시 바로 세울 수 있는 정부가 차질 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뿐”이라며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대선을 관리해야 할 자가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여전히 자리에 앉아 대선 국면을 관리하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나. 지금 당장 스스로의 거취를 명확히 하시라”고 촉구했다.
한편,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앞다퉈 ‘한덕수 차출론’을 견제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당 일각에서 국가 비상상태를 안정적으로 관리 중인 한덕수 총리님마저 흔들고 있다”며 “제가 아는 한 한 총리님은 언제나 분별 있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시는 분이다. 그런 분을 흔들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이 해야 할 일이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대행 때보다 10배 정도 많다고 생각한다”며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이 본인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대통령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행으로서 역할에 집중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보수 후보들 중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김문수 전 장관은 지난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대행이 그만두면 또 그다음은 어떻게 하나. 지난번에도 겪어봤지만 이건 우리 정통성 측면에서 굉장히 문제가 있지 않나”라며 “더구나 출마를 위해서 한 대행이 그만둔다고 할 경우에는 상당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