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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파면당한 후 열린 첫 공판서도 거짓말 거듭한 윤석열

파면당한 후 처음으로 열린 14일의 내란 혐의 공판에서 윤석열은 헌법재판정에서 떠들던 거짓말을 반복했다. "12·3 비상계엄은 평화적인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라는 것이다. 윤석열은 자신의 명령으로 국회에 진입해 불법적 행위를 강요받았던 부하 군인들에 대해서도 "초기 '내란 몰이' 과정에서 겁을 먹은 사람들이 수사기관의 유도에 따라서 진술했다"는 식으로 폄훼했다.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판결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윤 씨는 세 차례에 걸친 93분의 진술을 통해 "몇 시간 만에, 비폭력적으로 국회의 요구를 즉각 수용해서 해제한 사건을 내란으로 구성한 자체가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회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려 한 군인들을 온 국민이 생중계로 보았는데도 말이다. 윤 씨는 의원들이 국회 진입을 위해 담을 넘은 것을 놓고 '쇼'라고 했고 정치인 체포 지시와 관련해서는 "누굴 체포하라고 얘기했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곽종근 특전사령관의 증언에 대해서도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진실이 왜곡됐다"고 그간의 주장을 반복했다.

모두진술을 마무리하면서는 자신의 검사 경력을 내세우면서 "공소장, 구속영장을 보니 26년간 많은 사람을 구속하고 기소한 저로서도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뭐를 주장하는 건지, 이게 왜 어떤 로직(논리)에 의해 내란죄가 된다는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고도 말했다.

윤석열의 뻔뻔한 거짓말은 이제 국민의 환멸만 자아내고 있다. 사실 윤 씨를 옹호하는 극우 시위대나 국민의힘 정치인들도 개별적인 사실관계에서 윤 씨의 거짓말을 지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도저히 반박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윤 씨는 자신은 단 하나의 과오도 없다는 듯이 버티고 있다. 자신의 명령을 따랐다는 이유로 구속되어 재판받는 고위급 장성들은 물론이고, 현장에서 지시를 실행한 영관급 장교들에 대해서도 아무 미안함도 없어 보인다.

이쯤 되면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논하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도 실격이다. 윤 씨의 재판이 진행될수록 그의 참담한 인격과 질 낮은 정치는 점점 더 국민 앞에 벌거벗은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으로서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윤 씨가 두려움 없이 법정에서 거짓말을 반복하는 건 이렇게 해도 자신을 지지할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게 과도한 특혜를 베푼 재판부를 포함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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