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곤돌라 승무원들이 그려낸 연대·우정·행복...영화 ‘곤돌라’

일상 속에서 낭만과 동화를 찾을 수 있는 방법에 관하여…오는 23일 개봉

영화 '곤돌라' ⓒ영화 '곤돌라' 스틸컷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언젠간 행복해지길 기도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을 모아 여행 갈 준비를 하고, 집이나 차를 장만할 목표를 세우기도 한다.

이렇듯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보통 저 너머에 있는 어떤 것이다. 얻기 위해 사투하고,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어떤 것이다. 돈을 아껴야 할 때도 있고, 추가 근무를 더 해야 할 때도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

영화 '곤돌라'(Gondola)는 지긋지긋하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다. 그리고 행복은 저 너머 어딘가에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반복되는 일상에 있다고 말해준다.

주인공 이바와 니노는 조지아 산골마을에서 운영되는 곤돌라 승무원이다. 두 사람은 협곡을 가로지으며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곤돌라 양 끝 정거장을 각각 맡고 있다. 각자 반대 방향 곤돌라에 탑승하기 때문에 중앙에서 마주치는 게 다다. 매일 똑같이 돌아가는 곤돌레 속에서 두 승무원은 자꾸 눈이 마주치고, 두 사람의 일상엔 큰 변화가 감지된다.

영화 속에선 곤돌라 가동 기계가 자주 등장한다. '윙' 소리와 함께 곤돌라가 작동하는 모습은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상징한다. 새로울 것도 없고, 신기할 것도 없고, 특이할 것도 없는 일상의 반복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속에서 영화는 빛나는 낭만과 현실적인 동화가 어떤 형식으로 발현되는지 보여준다. 이바와 니노는 꼬마 승객들의 관계를 이어주기도 하고, 물컵에 물을 채워 그들과 연주도 한다. 또 곤돌라가 마주치는 찰나, 체스 한 판을 벌이기도 한다. 곤돌라를 멋지게 꾸며 배를 항해하는 선장이 되기도 하고, 비행기 승무원으로도 변신한다. 이들의 귀여운 일탈은 심심한 일상을 생기 있게 물들인다.

이바와 니노의 귀여운 일탈이 만들어낸 낭만은 그들에게만 적용되지 않는다. 휠체어를 탄 노인도 낭만을 느끼게 된다. 그간 곤돌라를 타지 못한 노인은 두 승무원 덕분에 곤돌라를 타고 협곡을 넘어 하늘을 난다. 노인은 기쁨에 소리를 지른다. 협곡 아래 주민들도 함께 기뻐해 준다.

영화 속에는 대사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오로지 곤돌라 소리, 자연의 소리, 악기 다루는 소리, 일상 소리만 등장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는 동화스러운 북적거림과 낭만스러운 소란으로 내내 활기를 띤다. 영화 속에서 무채색 일상은 알록달록 옷을 입는다. 곤돌라와 곤돌라가 스치는 찰나, 낭만이 터진다. 보는 내내 미소가 지어지는, 듣는 내내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영화다. 더 나아가 행복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힌트도 준다.

영화 '곤돌라'는 제36회 도쿄 국제영화제, 제25회 전주 국제영화제를 비롯한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이다. 바이트 헬머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니니 소셀리아, 마틸드 이르만 등이 출연한다. 영화는 오는 4월 23일 개봉한다. 

영화 '곤돌라' ⓒ영화 '곤돌라' 스틸컷
영화 '곤돌라' ⓒ영화 '곤돌라' 스틸컷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