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예수같다”는 전한길··· 히틀러도 예수에 비유됐다

극우개신교에게 신은 하나님이 아닌 권력이다

전한길 씨가 지난 9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난 모습. 전 씨는 이날 찍은 사진을 10일 자신이 설립한 ‘전한길뉴스’를 통해 공개했다. ⓒ전한길뉴스

탄핵 반대 집회에서 주목받고 있는 전한길 씨가 윤석열을 예수에 비유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 씨는 지난 14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윤석열이 파면된 이후 자신의 사저로 돌아와 지지자들을 향해 “다 이기고 돌아왔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면서 “그 말씀을 들으면서 예수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예수님께서도 마찬가지로 늘 가난한 이웃과 네 이웃을 몸과 같이 사랑하라. 이런 말씀을 하시다가 결국 정치적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지 않았나. 예수님은 희생당했지만, 그때도 다 이루었다는 말씀하셨다”며 “인류를 구원한 것처럼 아마 윤 전 대통령도 임기는 끝났지만, 그로 인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냈고 보수 우파들 결집을 만들어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극우개신교 세력이 윤석열의 계엄령을 지지하며 윤석열을 예수에 비유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 8일에도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과 김철홍 교수가 전광훈 씨가 담임을 맡은 사랑제일교회 저녁 예배 시간에 윤석열을 흑암 가운데 빛을 비추는 예수 그리스도에 준하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고 그가 바로 하나님의 빛이시다”며 “윤석열이 지금 잘하면 흑암 가운데 있는 백성들에게 큰 빛을 비추어서 대한민국을 빛의 나라로 바꿀 수 있는 위대한 발걸음을 떼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극우개신교는 그동안 이승만, 전두환 등 여러 독재자를 성서 속 인물들에 비유하며 그들의 집권을 합리화시켜 왔다. 그리고, 그런 행보는 다른 나라도 비슷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독일이다. 과거 독일 개신교 교회는 나치 독일을 이끈 독재자였던 아돌프 히틀러를 예수에 비유한 바 있다.

아돌프 히틀러 (1931.12.5) ⓒAP

1930년대 독일 개신교회는 히틀러와 독일 국가사회주의 노동당에 장악됐다. 신학자이자 나치 당원이었던 루트비히 뮐러가 독일 복음주의교회 ‘국가주교’로 임명됐다. 그는 히틀러가 유대인을 박해하고, 독일을 효과적으로 지배할 수 있도록 신학적 근거를 마련했다. 개신교가 앞장서서 히틀러 독재를 하나님의 뜻으로 포장한 것이다. 이를 위해 뮐러가 주도해 독일 그리스도인 연맹은 여러 성명을 발표했다.

“그리스도는 히틀러를 통해 우리에게 오셨다.”
“모든 민족들에게 그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민족에게도 영원한 하나님께서 특별한 종류의 법을 주셨다. 이 법은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와 그에 의해 이룩된 국가 사회주의 국가 속에서 그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독일 민족을 위한 시대는 히틀러 안에서 성취되었다. 왜냐하면 히틀러를 통해 참 도움이며 구원자이신 하나님, 곧 그리스도께서 우리 가운데 그의 능력을 나타내셨기 때문이다.”
“히틀러가 독일 민족을 그리스도의 교회로 만들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이자 성령의 길이다.”


이런 독일 개신교회의 선언들은 많은 독일인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히틀러를 찬양하고, 히틀러가 주도하는 유대인 학살에 동참하면서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독일 개신교회는 이후 이런 과거를 처절하게 반성했다. 디트리히 본회퍼 등은 이런 독일 개신교의 모습을 비판하며 고백교회 운동을 일으켰다. 바르멘 신학선언을 발표해 당시 독일 교회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 1945년 독일 복음교회 지도자들이 모여서 슈투트가르트 참회 선언을 했다. 1947년에는 독일 교회 지도자들이 슈투트가르트 참회 선언에 부족했던 면을 보충하면서 공개적으로 다시 한번 참회했다.

극우개신교는 윤석열 내란 사태를 거치며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커다란 해악을 끼쳤다. 내란을 합리화하기 위해 윤석열을 예수로 비유하기까지 했다. 윤석열이 완전히 몰락한다면 이들은 과거 독일 개신교회처럼 참회하고 반성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윤석열이 몰락해도 그들은 새로운 그들만의 예수를 찾아 나설 것이다. 그들에게 신은 하나님이 아니라 권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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