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은 프란치스코(89) 교황이 부활절 다음 날인 21일(현지 시간) 선종했다고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첫 남미 출신으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됐었다. 사진은 지난 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미사를 마치고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 2025.04.21. ⓒAP
세계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1일 선종했다. 국내 종교계는 21일 한목소리로 가난한 자와 함께하며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염원하며 일해온 교황을 추모했다.
한국종교지도차협의회 “교황님의 숭고한 삶과 영적 유산을 기리며 그분이 일생 동안 실천하신 사랑과 평화의 정신을 본받아 종교 간 화합과 인류의 보편적 사랑에 힘쓸 것을 다짐한다”
국내 주요 종교 지도자들의 연합단체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는 애도문을 통해 “교회의 개혁과 현대화, 생명 존중, 환경 보호, 인류 화합을 위한 교황님의 행보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종교인에게 깊은 영감을 주셨으며 신념과 겸손의 모범을 남기셨다”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평생을 복음에 헌신하며 특별히 가난하거나 병든 이들,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향한 깊은 사랑을 실천하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종지협은 이어 “한국과도 깊은 인연이 있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4년 방한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과의 만남을 비롯해 한국 사회에 큰 위로를 전하셨고, 화해와 평화를 향한 여정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안겨주었다”며 “그 따뜻한 미소와 겸손한 행보는 지금도 한국 국민의 기억 속에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종지협은 “한국 종교계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숭고한 삶과 영적 유산을 기리며 그분이 일생 동안 실천하신 사랑과 평화의 정신을 본받아 종교 간 화합과 인류의 보편적 사랑에 힘쓸 것을 다짐한다”며 “부디 교황님께서 영원한 안식 속에서 평화를 누리시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교황이 21일 선종했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오전 미사를 마친 천주교 신자들이 성모상 앞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2025.04.22. ⓒ뉴시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 천주교회의 모든 구성원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뵐 수 없음을 슬퍼하면서도 주님 품 안에서 편안히 쉬실 교황님을 생각하며 기쁨으로 보내 드립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용훈 주교 명의의 추모문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우리나라에서 여러 끔찍한 사회적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마음 아파하시며, 희생자는 물론 유가족과 더 넓게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를 위로하셨습니다”면서 “한국 천주교회의 주교단은, 교황님께서 이러한 연대로써 인류의 죄악을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셨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밝혔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상 생활의 마지막 여정을 하느님 섭리에 오롯이 내맡기시면서도 끝까지 세상에 관심을 두시며 전쟁과 반목이 없는 온전한 평화를 염원하셨습니다. 이로써 교황님께서는 아름답게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시는 모범을 온 세계에 보여 주셨습니다”라며 “한국 천주교회의 모든 구성원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뵐 수 없음을 슬퍼하면서도 주님 품 안에서 편안히 쉬실 교황님을 생각하며 기쁨으로 보내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우리는 교황께서 남기신 삶의 발자취를 깊이 기억합니다 이주민과 난민, 가난한 이들과 고통받는 이들의 벗이 되어주셨고 정의와 자비의 목소리로 사회와 교회를 향해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하셨습니다”
개신교계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추모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총무 김종생 목사 명의의 추모문을 통해 “우리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자매와 형제로서, 교황님의 선종으로 깊은 상실을 겪고 있을 세계 가톨릭 공동체 모든 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하나님의 자비와 위로가 세계의 모든 에큐메니칼 공동체 위에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라며 교황의 선종을 애도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이어 “우리는 교황께서 남기신 삶의 발자취를 깊이 기억합니다. 이주민과 난민, 가난한 이들과 고통받는 이들의 벗이 되어주셨고, 정의와 자비의 목소리로 사회와 교회를 향해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하셨습니다. 신학적 담론에서뿐 아니라, 일상의 언어와 실천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증거하셨던 그분의 리더십은 전 세계 교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라면서 “그분의 사제적 영성과 목회적 헌신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21일 서안지구 베들레헴에서 한 상점 주인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에 검은 리본을 달고 있다. 2025.04.21. ⓒAP
한국교회총연합 “평소 청빈하고 소탈한 종교지도자로서 가난한 이들의 따뜻한 친구가 되었던 교황의 삶이 큰 울림으로 남기를 바란다”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도 “교황의 바람처럼 하루속히 지구촌의 모든 전쟁이 그쳐지길 기도한다”면서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김종혁 목사는 “생전에 지구촌 분단의 현장을 찾아 화해와 용서의 메시지를 남기셨다”며 “평소 청빈하고 소탈한 종교지도자로서 가난한 이들의 따뜻한 친구가 되었던 교황의 삶이 큰 울림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이어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며 천주교인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면서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을 가진 교황의 선종에 국민과 함께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불교조계종 “교황께선 종교 경계를 넘어 겸손과 자비로 인류의 고통을 함께 나누신 분이었다”
불교계도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모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인류의 큰 스승이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선종하셨다는 비보를 접하며 깊은 슬픔에 잠긴다“며 “교황께선 종교 경계를 넘어, 겸손과 자비로 인류의 고통을 함께 나누신 분이었다”고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진우 스님은 이어 그러면서 “2014년 대한민국 방문 당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삶이라는 길을 함께 걷자’는 말씀으로 종교 간 화합의 길을 밝혔다”며 “불교와도 인연을 맺으며 따뜻한 우정을 나누셨다”고 밝혔다.
진우 스님은 “큰 별이 지고 세상은 다시 어두워졌지만, 교황께서 남기신 사랑과 헌신의 길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남아 있다”면서 “전 세계 가톨릭 신자 여러분께 깊은 위로를 전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인류와 함께 애도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닌 2014년 8월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순교사 시복미사를 앞두고 카퍼레이드를 하던 중 당시 34일째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를 만나고 있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제공
대한불교천태종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한평생 실천하신 사랑과 평화의 정신을 본받아 인류가 평화와 화합의 길로 나아가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대한불교천태종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애도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 스님은 “하루 전 부활절 축복 메시지를 통해 포용과 평화를 강조하셨던 교황님의 갑작스러운 선종 소식에 천태종 종도들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덕수 스님은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사제의 길을 걸었을 때는 물론 교황이 되신 후에도 소탈하고 청빈한 삶을 실천했고, 세계 곳곳에 공존의 메시지를 통해 평화를 호소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신자유주의를 경계했다”고 강조했다.
덧수 스님은 “천태종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한평생 실천하신 사랑과 평화의 정신을 본받아 인류가 평화와 화합의 길로 나아가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원불교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생 인류의 평화와 사랑 자비와 포용을 실천하신 위대한 영적 지도자였다”
원불교 최고지도자 왕산 성도종 종법사도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성도종 종법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생 인류의 평화와 사랑, 자비와 포용을 실천하신 위대한 영적 지도자였다”며 “종교 간의 경계를 넘어 상호 존중과 대화, 연대의 길을 열어주신 그 숭고한 행적은 전 세계 신앙인들에게 깊은 감동과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성도종 종법사는 이어 “특히 한국을 방문하시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도하신 모습, 그리고 종교 지도자들에게 평화와 비폭력의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하신 말씀을 원불교는 오래도록 기억하겠다”면서 “인류 공동체의 조화와 상생, 평화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연대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도종 종법사는 “원불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슬픔에 잠긴 천주교회와 신도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며 “교황님의 사랑과 평화의 유산이 오래도록 빛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