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윤석열 아바타 한덕수의 염치없는 대선 도전

한덕수 총리의 대통령 출마 선언이 곧 이뤄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마무리되면, 그 후보와 단일화해 범보수 대선후보가 된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런 구상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파면된 윤석열과 임기를 함께한 한 총리가 대선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논란이다. 더구나 차기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직접 후보로 나서는 것이어서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한 총리는 윤석열 정권의 처음이자 마지막 총리다. 이태원 참사, 채 해병 사망 사건, 엑스포 유치 실패 등 윤석열 정권의 실패는 한 총리에게도 책임이 크다. 내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심지어 윤석열이 지난 2023년부터 반국가세력 척결을 외치며 홍범도 장군의 이력을 문제 삼는 등 이념전쟁을 시작했을 때도 한 총리는 그 선봉에 있었다.

한 총리는 그해 8월 31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의 주적과 전투해야 하는 군함"이라며 "소련 공산당원 자격을 가졌던 사람은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홍범도함의 명칭 변경을 시사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고자 하는 것은 아니신가"라고 되물으며 적극적인 사상 공세에 나섰다. 한 총리는 윤석열 정권의 아바타였고, 윤석열 내란 예고편부터 함께한 주역이었다.

아울러 내란 이후에도 윤석열 아바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며 탄핵심판을 지연시켰다. 윤석열 파면 이후엔 윤석열의 동창이자 내란 관련 의혹을 받는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하려 시도하며 논란을 빚었다. 김건희 특검법, 명태균 특검법 등을 거부하며 대통령 부부를 끝까지 옹호했다.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면서도 권한대행직을 내려놓지 않은 한 총리는 29일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지명하지 못하도록 한 법률안마저 거부했다. 윤석열 정권은 막을 내렸지만, 윤석열의 영향력은 아직 멈추지 않은 것이다.

한 총리는 지난 2022년 5월 현 정부 초대 총리로 취임하면서 "상식과 공정의 원칙이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이를 위해 "국가에 대한 마지막 봉사라는 각오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취임 3년이 지났지만, 한 총리는 이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오히려 헌법 위반으로 윤석열이 파면됐지만, 임기를 같이한 총리가 대선에 도전하는 염치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 한 총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염치없는 대선 도전이 아니라 정권 실패에 대한 반성과 사과 그리고 내란 수사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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