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경상수지가 91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이 증가로 전환하는 등 반도체 산업 호조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4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관세 정책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흑자 규모가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5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3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91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2016년(111억2,000만 달러), 2015년(97억6,000만 달러) 이후 3번째로 큰 흑자 규모다. 또 2023년 5월 이후 23개월째 흑자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3월 상품수지는 84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593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2% 증가했다. 통관기준으로 보면 582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0% 증가했다. 승용차가 전년 대비 2.0% 늘었고, 정보통신기기는 21.0% 반도체는 11.6%로 각각 크게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의 경우 지난 2월 -2.5% 감소했지만, 1개월 만에 크게 증가했으며, 정보통신기기는 2월 17.5% 증가에 이어 3월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전월 대비 흑자폭이 커졌다.
수입은 508억2,000만 달러로 2.3% 증가했다. 통관기준으로는 자본재가 전년동기대비 14.1% 증가했고, 소비재는 7.1% 늘어났다. 자본재 중에서는 반도체제조용장비가 85.1%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 기타사업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2억1,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전월 32억1,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줄었다. 특히 여행수지는 지난 2월 14억5,000만 달러 적자에서 3월엔 7억2000만 달러 적자로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수지가 26억 달러 흑자를 보이면서 32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 흑자 규모 26억2,000만 달러보다 10억 달러 흑자 폭이 커졌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3월 중 78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7억5,000만 달러 증가하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7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21억3,000만 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45억 달러 늘어났다.
한국은행은 4월 경상수지는 미국의 관세 정책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흑자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3월에 비해서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조금 많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생각보다 강하고 광범위하게 시행될 것으로 예고가 되어 있어 관세 정책 영향들이 나타나면서 경상수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