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으로부터 대통령선거 후보 자격이 취소된 김문수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5.10 ⓒ뉴스1
한밤 중 국민의힘 지도부에 의해 대선 후보 자격을 기습 박탈당한 김문수 후보가 10일 법적, 정치적 조치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자신을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소개하며 “지난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다”고 반발했다.
김 후보는 “어젯밤 우리 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라며 “야밤의 정치 쿠데타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 전 세계 역사에도 없는 반민주적인 일이 벌어졌다”고 직격했다.
그는 “우리 당 당헌에 의하면 대통령 후보는 전당대회 또는 그 수임 기구인 전국위원회에서 선출하게 돼 있다. 그런데 전국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대위는 후보 교체를 결정해 버렸다”며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는 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줄곧 한덕수 후보를 정해놓고 저를 축출하려 했다”며 “결국 오늘 새벽 1시경 정당한 대통령 후보의 자격을 박탈했다. 이어 새벽 3시부터 단 1시간 만에 32건의 서류를 준비하게 해서 접수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 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이 사태를 초래한 책임자들에게는 반드시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 심야에 진행된 김 후보 측과 한 후보 측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자, 당 선거관리위원회와 비대위를 가동해 김 후보의 대통령후보자 지위를 박탈했다. 곧바로 이날 오전 3~4시까지 1시간 만에 새로운 후보자 등록을 받았고, 그 사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 후보는 유일한 후보자로 등록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중 전 당원 대상으로 ‘대통령 후보자 변경 지명’을 위한 ARS 투표를 진행하고, 11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후보 교체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당 지도부가 밀어붙이는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끌어내리기’에 국민의힘 내에서도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