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 입당한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5.10 ⓒ뉴스1
꼭두새벽 벌어진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사태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거센 반발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한덕수 후보는 10일 “이기려면 뭉쳐야 하고, 자기를 내려놔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한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모든 것을 내려놨다. 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이제까지도 없고 앞으로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후보는 이날 새벽 벌어진 김문수 후보의 후보직 박탈과 자신의 입당 및 후보 등록에 대한 상세한 언급은 피했다. 다만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저는 지금 벌어진 일에 대해 이유 여하를 떠나 국민들에게, 당원들에게 정말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만 밝혔다.
한 후보는 “김문수 후보와 지지자 분들, 다른 여러 후보자님들도 마음고생 많으실 줄 안다”며 “승리를 향한 충정은 모두 같다고 생각한다. 끌어안겠다. 모시고 받들겠다. 우리는 제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그는 “이기기 위해서라면 김덕수, 홍덕수, 안덕수, 나덕수, 그 어떤 덕수라도 되겠다. 그분들 모두가 앞으로 큰 역할을 하셔야 할 분들”이라며 “저는 짧게 스쳐 가는 디딤돌 역할을 하러 나왔다. 그분들이 제 등을 밟고 다음 시대로 넘어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자신의 입장만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은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다만, 한 후보 측 이정현 대변인은 일부 의원들이 한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대변인은 “사실상 한 후보는 국민의힘과 국민의힘 후보들이 불러냈다”며 “불러낼 때는 마음대로 불러냈을지 모르겠지만, 중도에 들어가라고 하는 건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발끈했다.
당내 반발에 대해서도 “후보로 입당했고, 내일 후보 등록을 하게 된다면 모두의 목표는 대선에서 이기는 게 아닌가”라며 “당 후보가 등록까지 마쳤는데 후보에 대해 흔들거나 비난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노선과 방향, 사욕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신의 사견을 전제로 “시끌벅적한 것 같은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지불해야 할 비용이라는 생각”이라며 “너무 구태정치로 가득 차 있고, 약속도 철석같이 해놓고 안 지키지 않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 후보의 입당을 두고 공직선거법과 국민의힘 당헌·당규를 위반한 게 아니냐는 논란까지 나오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 등록 기간 중 당적을 이탈·변경한 때에는 당해 선거에 후보자로 등록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고, 국민의힘 당헌·당규에는 후보 등록 신청 서류 접수를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진행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 대변인은 “당에서 충분히 검토해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입당도 허용했다”며 “신생 정당이 아니라 아주 오랜 전통을 가진 정당이라 그런 부분을 많이 겪어봤을 것이고, 충분히 검토됐을 것이라고 본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