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보 재선출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5.05.10. ⓒ뉴시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밀어붙인 ‘대선 후보 교체’ 시도가 당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이에 따라 김문수 대선 후보는 다시 국민의힘의 공식 후보가 됐고, 국민의힘에 입당해 후보 등록을 마친 한덕수 후보는 후보 지위를 상실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10일 밤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변경 지명을 위한 당원 투표가 부결됐다”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은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세우기 위한 충정으로 당원들의 뜻에 따라 내린 결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당원 동지 여러분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절차와 과정의 혼란으로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당원 투표 부결로 비대위의 관련 결정들이 무효화돼 김 후보의 대통령후보 자격이 즉시 회복됐고, 내일(11일) 공식 후보 등록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한 것은 너무나 안타깝지만 이 또한 저의 부족함이라 생각한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제가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날 심야에 진행된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자, 즉각 후보 교체 절차에 착수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와 비대위를 가동해 김 후보의 대통령후보자 지위를 박탈한 데 이어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 동안 새로운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는 등 속도전에 나섰다. 그 사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 후보는 홀로 후보로 등록했다. 반민주적인 대선 후보 교체 작업에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고, 김 후보는 후보 교체 시도를 막아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원 투표를 거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한 후보로 대선 후보를 교체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당원 투표 부결로 이 같은 계획은 무산됐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당원 투표 결과에 대해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고 부연했다. ‘후보 교체와 관련된 모든 절차가 중단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어젯밤 의결한 부분이 다 무효가 돼버리고 없던 일이 돼버리는 것”이라며 “한덕수 후보의 (대선 후보 지위는) 이미 상실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는 즉각 입장을 내고 “사필귀정(事必歸正), 민주영생(民主永生), 독재필망(獨裁必亡), 당풍쇄신(黨風刷新)”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 후보를 향해서도 “끝까지 당에 남아 이번 대선에서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덕수 후보 측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며 “향후 일정은 정해지는 대로 신속히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