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2일 대구 달성로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12. ⓒ뉴시스
대선 유력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이번 대선 공약으로 나란히 '경제'를 강조했다. 하지만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두고는 차이를 보였다. 이 후보는 내수부진 및 경기 침체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지역화폐 발행을 확대하겠다고 한 반면 기업 친화적인 정책 추진을 예고한 김 후보는 지역화폐에는 반대하면서도 ‘온누리상품권’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13일 김문수 후보는 ‘21대 대선 국민의힘 소상공인 공약’을 통해 ▲대통령 직속의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단’(가칭)설치 ▲서민·소상공인 전문은행 설립으로 신보·소진공 등으로 분산돼있는 서민금융 기능 통합조정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상품 및 신용평가 체계 혁신 ▲저소득 소상공인 전기료 부담 경감을 위한 바우처 지급 등을 약속했다.
특히 김 후보는 소상공인을 위한 소비 활성화 방안으로 이재명 후보의 ‘지역화폐’를 반대하면서도 ‘온누리상품권’은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5조5천억원 규모인 누리상품권 활성화 예산을 6조원으로 증액을 증액한다는 계획이다.
지역화폐는 해당지역에 소재한 가맹점에서만 사용하도록 제한된 화폐다. 소상공인 보호와 소비의 역외유출을 차단하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지역화폐 관련 예산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지역 소상공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몇 차례 추경이 이뤄지면서 더욱 확대된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역화폐를 강하게 반대했다. 이 사업이 지자체 고유 사무라 국고를 투입할 필요가 없고, 사업 효과가 그 지역에 한정된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윤석열 정부는 출범 당시인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지역화폐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이와 달리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재명 후보는 지역화폐가 그 지역 소비를 늘리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돕는 효과가 있다며 국고를 투입해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펴 왔다. 이 때문에 지역사랑상품권 확대는 이 대표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분류됐고, 민주당은 작년 9월 이 사업에 대한 국고 지원을 의무화한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지역화폐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번 대선 공약에서도 윤석열 정부와 마찬가지로 지역화폐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 다만 김 후보는 지역화폐를 반대하면서도 온누리상품권은 확대하겠다고 했다.
온누리상품권은 지역화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둘 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발행하는 상품권으로, 발행주체와 사용처의 차이가 있다. 오히려 온누리상품권 가맹기준이 ‘전국 지자체에 인정·등록된 전통시장과 상가 및 상권지역활성화구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인’으로 제한된 반면 지역화폐는 지자체마다 일부 차이는 있지만 해당 지역 내에 가맹점을 영위하는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온누리상품권에 비해 활용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그동안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지역화폐와 같은 이유로 온누리상품권을 반대해 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두 손을 들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05.12. ⓒ뉴시스
이재명, ‘지역화폐’를 중심 소비촉진 강조... ‘지역화폐 사용 챌린지’도
이재명 후보의 핵심 영세 소상공인 지원책은 이미 잘 알려진대로 ‘지역화폐’를 중심으로 한 소비촉진에 맞춰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피해 소상공인 지원 방안 마련 ▲저금리 대환대출 소상공인 정책자금 확대 ▲상가 임대료 꼼수 인상 방지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및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확대 ▲폐업지원금 현실화 ▲플랫폼중개 수수료율 차별금지 및 수수료 상한제 도입으로 공정한배달문화 구축 ▲취약계층에 대한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은행 추진 ▲소상공인·자영업자 육아휴직수당 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최근엔 ‘지역화폐 사용 챌린지’를 시작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모두 함께 지역화폐 사용 챌린지로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을 살려 얼어붙은 내수를 녹이고 경제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당시 남도문화벨트 골목골목 경청투어를 진행 중이었던 이 후보는 “영천공설시장에서 식재료를 사며 지역화폐로 결제했는데 마침 영천에서 5월 한 달간 지역사랑상품권을 할인하고 있었다”며 “쓰면서도 느꼈지만, 쓰는 사람도 이득이고, 지역경제도 살아나는 따뜻한 소비”라고 지역화폐를 홍보하기도 했다.
또 그는 “소비자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소상공인에겐 활력이 돈다”며 “조금씩 골목에 온기가 퍼져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 일부 지역에선 배달 음식도 지역화폐로 결제할 수 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지역화폐 사용 챌린지 주자로 선거대책위원회 국민참여본부 소속 한병도·김교흥·최민희 본부장을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