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5.15. ⓒ뉴시스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김상욱 의원(울산 남구갑)이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만이 진영논리를 넘어 국가통합의 아젠다를 제시하고 있고, 직면한 국가과제를 해결할 의지와 능력을 갖추었다고 판단하기에, 이 후보를 21대 대통령의 적임자로 공개 지지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론과 달리 비상계엄 반대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 온 김 의원은 당내에서 거센 압박을 받아오다가 지난 8일 끝내 탈당했다. 모든 정치 행보와 거취를 열어뒀던 김 의원이 우선 이 후보 지지를 결심한 것이다.
김 의원은 "저는 심각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가이익과 보수의 가치, 즉 보수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한지 여부, 그리고 직면한 국가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실패한 대통령을 다시 배출한다면, 대한민국은 존립이 위협받는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진영으로 나뉘어서 싸울 여유가 없다. 이번 대통령은 진영을 넘어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야만 한다. 그래서 일 잘하는 입증된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에 대해 "성남시장, 경기지사 등을 거치며 행정안정과 정책혁신을 성공적으로 성취한 경험, 당내 당원민주주의를 도입한 경험, 당내 경쟁을 극복하고 통솔하는 리더쉽을 실천한 경험, AI 및 로보틱스 패러다임 사회에 대한 실천적 고민을 깊게 하고 대안을 고찰한 경험, 상법개정 등을 추진하며 금융시장의 선진화를 시도한 경험, 12.3 내란사태를 대함에 있어서 체계적으로 혼란에 대응하는 동시에 민생구제 노력을 한 경험 등 다양한 내재역량을 입증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후보는) 지난 울산 유세에서 '대통령은 국민통합의 우두머리여야 한다', '보수는 좋은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우리가 합의한 헌법질서와 우리가 합의한 규칙을 지켜내는 것, 콩을 심은 곳에서 콩이 난다는 상식을 지켜가는 것이 보수다', 또 부산유세에서 '부산시민들이 산업은행 유치를 열망하지만 할 수 없는 공약을 제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북극항로 활성화에 대한 준비를 미리함으로써 부산의 미래먹거리를 준비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보수의 가치인 사회의 내재가치와 원칙을 지켜가면서 포용과 품위 그리고 책임감을 갖춘 후보, 애국심이 투철한 후보라 판단했다"며 "보수의 기준에 따라 평가하더라도 가장 보수다운 후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의원은 이날 민주당 입당 등 자신의 거취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오늘 저의 지지선언은 정당가입 등 제 거취와는 별개의 것"이라며 "저의 이익이나 입장이 아니라 오직 국익에 무엇이 부합하고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에 맞는지만을 기준삼아 수백번 되짚어 생각하는 신중함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당가입 문제를 앞세우면 국민의힘 탈당한 것과 대선후보 지지 진의가 왜곡될 수 있고 저 또한 생각이 오염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완전히 단계별로 따로따로 생각할 것"이라며 "특히 정당가입이 제일 후순위다. 국민들이 보기에 중요한 문제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지지 선언을 하기에 앞서 이 후보 측에 이 후보와의 만남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김 의원은 "제가 생각하는 국가과제, 국가위기에 관한 것에 대해 말씀을 드리면서 배우고 공감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특히 보수 지지자들 입장에서 이 후보에 대해 염려하는 부분 기대하는 부분도 있는데, 중도보수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그런 부분을 함께 얘기 나누고 싶다"고 바랐다.
김 의원은 구체적으로 "지나친 권력집중으로 인해 권력폭주 현상이 벌어지면 어쩌냐는 우려가 주변에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쉽게도 국민의힘이 제가 볼 땐 송구하게도 공당으로서 기능을 못하고 당분간 회복이 힘들 거 같다"며 "야당이 되어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옮음을 추구하지 못하면 (여당에 대한) 견제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민주당 내부적으로 자체적인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스스로 실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에게 기대하는 부분'에 대해선 "극우보수, 수구보수 말고 정통보수 지지자들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분들이다. 그들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여러 위기를 실감하고 계신다.경제현장에 계신 분들은 더욱 그렇다"며 "그래서 경제위기를 타개할 실천적 해결책에 대한 바람이 큰 거 같다. 이 후보가 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한 경험도 많고 실용주의를 표방해서 이게 경제활성화로 나타나길 많이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후보는 보수성향인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이 지금 직면한 과제가 엄청나게 많고 크다. 특히 AI와 로보틱스 혁명에 대한 시대전환은 상당한 추진력을 갖춰야 하고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 사회통합은 진영 넘는 식견 반드시 갖춰야 한다"며 "이준석 후보도 너무 훌륭하지만 아직 이걸 해결해 나갈 충분한 경험을 쌓지 못했다. 아직 전체적인 사회통합보다는 진영 정치에 좀 더 중심을 둔 거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준석 후보를 너무 좋아하고, 또 능력 있고 대한민국의 보물이지만, 이번 21대 대통령 자리는 이준석 후보 보다는 이재명 후보가 국가과제를 해결하고 국가통합을 이루고 진영을 넘어선 새 정치를 열고 AI와 로보틱스 혁명에 선도적 대응할 역량을 갖춘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준석 후보가 아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