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지난주 환율 협의...‘원화 절상’ 예상에 미국 “환율, 무역협상 의제 아냐”

환율 협의 소식에 원·달러 환율 ‘출렁’...장 초반 10원 넘게 하락

자료사진 ⓒ민중의소리

한국과 미국의 경제 당국이 지난 5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만나 환율 정책을 협의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원화 절상(원화 가치 상승)' 압박 우려가 제기됐으나, 이를 부인하는 미국 측 입장이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은 요동쳤다.

15일 업계와 관계 당국 등에 따르면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급)은 지난 5일 밀라노에서 로버트 캐프로스 미 재무부 아시아 담당 부차관보와 회동했다.

같은 기간 밀라노에서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진행됐는데 이를 계기로 양측이 만났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24일 열린 한미 2+2 통상협의에서 관세 등 통상 협의와 별도로 환율 정책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최지영 관리관과 캐프로스 부차관보의 이번 만남은 이 같은 합의에 대한 후속 조치다.

다만 정부는 협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미 간 환율 정책 협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미국의 '원화 절상' 압박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등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큰 나라들이 '환율 조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흑자 국가들에게 통화 가치 절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주에는 미국이 대만달러의 절상을 요구했다는 관측이 퍼지자 대만달러가 크게 상승했고, 덩달아 엔화, 원화 등 아시아 통화의 가치도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미가 환율 정책을 협의했다는 소식이 보도된 직후 미국 측에서는 "각 국과의 무역협상 테이블에 환율 의제는 포함하지 않는다"며 '약달러' 전략에 반대되는 입장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 시간)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여러 무역 협상에서 환율을 의제로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상대국들이 부당하게 통화 가치를 조작하는 것을 자제하기를 원하지만, 향후 협상에서 이런 정책을 언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환율 기조는 약달러가 아닌 강달러"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 한미 환율 실무협의 소식에 원·달러 환율은 요동쳤다.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20.2원에 마감했다. 그러나 한미 환율 협의 소식이 알려진 후 야간 거래에서는 1390.8원까지 내렸다.

이후 "환율은 무역협상 의제가 아니"라는 미국 측 입장이 보도되자 환율은 하락세가 멈췄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10.9원에 출발했다.

그러나 장초반부터 다시 하락세를 보여 이날 오전 11시 현재 1,400.9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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