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하승수의 직격] 대통령실 이전 비용, 윤석열 등에게 환수해야

비정상적인 의사결정으로 이전 강행해 수백억 세금 낭비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 2022년 3월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20. ⓒ뉴시스

6월 3일 대통령선거 결과가 나오면, 당장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어디서 일을 할 것인지부터 문제가 될 것이다. 당장에는 용산에서 일을 시작할 수밖에 없겠지만, 청와대를 보수해서 복귀한다든지 하는 일들이 논의되고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는데 들어간 국민 세금은 헛되게 쓰인 돈이라는 것이 확정되게 된다.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책임을 묻는 것이 불가피하다.

496억 원을 훨씬 넘는 국민 세금이 낭비돼


지금까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는데 들어간 국민 세금이 얼마인지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워낙 졸속으로 이전을 추진하면서 예비비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다 썼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통령실을 이전함에 따라 파생된 여러 경호 관련 부대와 기관들의 이전비용, 각종 시설정비 비용 등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 직후인 2022년 3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서 주장했던 이전비용 496억 원보다는 훨씬 큰 비용이 들어갔다는 점이다.

그리고 청와대로 복귀하게 될 경우 청와대 보수 비용, 용산 대통령실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들어가야 할 정비비용 등 앞으로 들어가야 할 비용들도 있다. 결국, 잘못된 의사결정 때문에 국민 세금이 이래저래 낭비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특히 낭비된 국민세금을 환수하는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아니었다면?


물론 어떤 의사결정의 결과가 잘못됐다고 해서 모두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민간기업의 경우에도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해 업무상 배임으로 처벌하는 경우가 있고,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6월 1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통령실 이전 기념 어린이·주민 초대 행사(부제: 안녕하세요! 새로 이사 온 대통령입니다)에서 환영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06.19. ⓒ뉴스1

국가적 의사결정도 마찬가지이다. 설사 대통령 후보가 대통령실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고 해도, 그 공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법적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그리고 어디로 이전하는 것이 타당할 것인지에 대해 여러 측면을 검토해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하기도 전에 대통령실 이전을 밀어붙였다.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는 대통령당선자 신분으로 용산 국방부 건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TF를 맡아서 이전을 추진했다. 그래서 ‘청와대에서는 단 하루도 근무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현실로 만들었다.
이런 졸속 의사결정에 대해 숱한 의혹들이 제기됐다. ‘무속’ 논란이 일어났다. 만약 그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아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다. 형사상 범죄가 성립되지 않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형 예산낭비 사업으로 문제가 되었던 용인 경전철 사업과 관련해서, 법원은 용인시장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서울고등법원 2024. 2. 14. 선고 2020누50128 판결). 이 사건은 주민들이 지방자치법에 의해 보장된 ‘주민소송’ 제도를 활용해서 용인시장 등 관련자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 제기한 소송이었다. 이 사업으로 인해 용인시가 입은 손해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4,293억 원에 달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용인시장이 타당성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법령상 절차를 준수하지 않는 등 ‘시장으로서의 선관주의 의무를 현저히 해태’했다고 봐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다고 판단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면,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의해 저질러진 졸속적인 대통령실 이전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추궁 필요


대통령실을 졸속으로 이전했다가 3년 만에 다시 원상 복귀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국제적으로도 웃음거리가 될 만한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세금이 어처구니없게 낭비되었고,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혼란이 초래됐다.

참여연대 회원들이 지난 2022년 11월 17일 오전 서울 감사원 앞에서 열린 대통령실 이전 불법의혹 국민감사 실시 촉구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실 감사원의 감사를 촉구하고 있다. . 2022.11.17 ⓒ민중의소리

따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 대해서는 차기 정권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감사원이 실무진의 잘못만 들여다보는 수준의 감사를 했지만, 거기에서도 숱한 위법들이 드러났다. 정권이 교체된다면, ‘몸통’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용산으로의 대통령실 이전을 결정했는지, 누가 ‘단 하루도 청와대에서는 근무할 수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의사결정을 했는지, 이런 졸속 의사결정을 밀어붙이기 위해서 권한남용과 법적·행정적 절차위반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벌어졌는지 등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들에 대해서는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도 물어야 한다. 윤석열은 당연히 그 대상에 포함되겠지만, 윤석열 이외에도 핵심적으로 관여한 사람들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들로부터 낭비된 국민세금의 일부라도 환수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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