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04. ⓒ뉴시스
경호처 직원 : "전 정부에서 근무하셨나요?" 공무원 A : "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이틀차인 5일 아침, 대통령실 출입등록처에 양복을 입은 공무원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바로 이재명 대통령의 복귀 지시를 받고 부랴부랴 다시 출근하는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 공무원들이다.
윤석열 정부 때 받은 대통령실 출입증이 있으면 새로 출입증을 발급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새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공무원들이 인수인계조차 하지 않고 모두 철수하는 바람에, 다시 출입증을 발급받기 위해 출입등록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것이다.
대통령실 건물 안도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대통령실 카페 직원 : "안녕하세요. 계속 계시는 거예요?" 공무원 B : "다시 오라고 해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실에서 인사 발표를 위해 처음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 용산 사무실로 왔는데 꼭 무덤같다. 아무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다음 정부 출범과 관련한 배려 없이 퇴장한 윤석열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당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새 정부에 인수인계하지 않을테니 PC를 파쇄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필기도구를 제공해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고. 황당무계하다"며 "작전 시행한 전쟁 지역 같이 아무것도 없고 완전 새롭게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같은 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인터넷도 사용하지 못하고 프린트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노트북을 든 채로 첫 브리핑에 나섰다. 강 대변인은 "취임식 첫날 대통령실은 물리적인 업무불능 상태"라며 "업무 및 인적 인수인계는커녕 사용가능한 인터넷망, 종이, 연필조차 책상 위에 놓여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국정의 연속성과 원활한 업무재개 시급성을 강조하며 대통령실에 근무했던 일반직 공무원들의 즉시 복귀를 지시했다.
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4일) 21시 기준 이 대통령의 1호 행정명령인 파견(전입)공무원 전원 복귀 명령 조치 결과 대부분의 인원이 내일(5일)까지는 복귀 예정"이라고 밝혔고, 실제 공무원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4일 저녁 7시 30부터 밤 9시 50분까지 첫 '비상경제점검TF' 회의를 주재했다고 강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대미 통상 현황 및 추진 방향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고, 최근 경기 및 민생 현안의 문제점과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추경을 위한 재정 여력과 추경이 가져올 즉각적인 경기 진작 효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고 적극적인 경기, 민생 진작 대응과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또 작고 세세한 발상이나 입법적 요구 사항이 있다면 직급과 무관하게 언제든 제안해 줄 것을 요청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이 개인 전화번호를 참석자들에게 전달하면서 "개인 소셜 미디어나 전화로 직접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이 마련한 안가에서 머물렀다. 강 대변인은 "한남동 관저는 점검 중이며, 최종적인 관저 선정은 추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