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식 공식행사 직후 국회 청소노동자와 방호직원들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고, 무릎을 굽혀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일회성 이벤트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새 대통령의 첫 행사라는 점에서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대통령이라는 권위가 스스로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간 순간이기 때문이다.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키겠다는 약속은 사회적 약자에게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다음날인 5일엔 윤석열에 의해 거듭 거부되며 좌초됐던 ‘내란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도 찬성표를 던졌다. 이는 헌정 파괴 세력에 대한 단죄이자, 민주주의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고, 국가는 다시 제 길을 찾아야 한다는 명령이 국회에서 재확인된 셈이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에 들어갔을 때 필기도구 제공해줄 직원도 없어 “꼭 무덤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지난 권력이 국가의 심장을 얼마나 오랫동안 정지시켜 놓았는지를 상징하는 표현이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대통령실 직원들은 복귀명령에 따라 정상근무를 시작했다. 단시간에 드러난 변화는 전임 정권이 얼마나 깊이 국가를 황폐화시켰는지, 그리고 새 정부가 어떤 의지로 복원에 나서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새 정부는 인수위원회도 없이 시작했다. 선거운동과 국정 준비를 병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데다, 선거대책본부에게 국정 인수 준비까지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리한 조건은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낡은 것을 버리고, 철저한 청산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세울 수 있다는 의미다.
부패와 무능, 내란과 광기, 윤석열 체제의 폐허 위에서 대한민국은 단순한 복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국민 누구도 윤석열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정상화’라 여기지 않을 것이다. ‘복원’이 아니라 ‘혁신’, ‘수습’이 아니라 ‘재건’이 필요하다.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내란 종식을 기초로 한 대개혁의 물결 위에 다시 서야 한다. 오늘의 작은 변화는, 거대한 변혁의 서막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