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희생자 고(故) 김충현 씨와 관련해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유족, 사고 대책위 관계자로부터 요구안 서한을 직접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06. ⓒ뉴시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기계에 끼어 숨진 고 김충현 씨의 유족과 사망사고대책위(대책위)의 진상조사 요구안을 직접 수령하며, 엄정 대응을 약속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참모진 인선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경찰서장이 요구안을 받도록 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그러면 안 된다’고 만류했다고 강 비서실장이 전했다.
김 씨의 유족과 대책위는 6일 이번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등을 촉구하며 서울역 인근에서 추모 문화제를 연 뒤,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까지 행진했다. 이에 강 비서실장이 직접 나와 이들을 만나 요구안을 받고 유족과 고인의 동료들을 위로했다.
강 비서실장은 유족에 허리를 낮추며 인사한 뒤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전 정부와는 다르게 이번 정부에서만큼은 노동자가 더 눈물을 안 흘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 비서실장은 “7년 전 고 김용균 선생님께서 사고를 당했던 같은 장소에서 또 이런 일이 일어나 당황스럽고 안타깝다”며 “특히 안전조치 등이 됐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인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이재명 정부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비서실장은 “중대재해처벌법(적용)이라든지 엄중히 처리해야 할 것이고, 특별근로감독에 준하는 정도의 사업장 조치도 취해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노동자의 안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이재명 정부이기 때문에 그런 후속 조치가 잘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협력업체에 계신 분들도 트라우마가 많으실 것이다. 트라우마 (치유) 지원도 아끼지 않고 노력을 다하겠다”며 “주신 서한은 저희가 잘 받아서 전달하고, 이후에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엄길용 위원장은 “이전의 약속들이 지켜졌다면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권이 바뀌었고, 노동자들이 더 이상 현장에서 일하다가 죽지 않고 다치지 않는 세상을 꼭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태성 대책위원장은 “노동자의 죽음이 진짜 민생”이라며 “그 죽음을 끊어내는 정부가 꼭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 김용균 씨의 모친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도 “제발 이번 대통령만은 정말 믿을 수 있도록 잘 부탁드린다. 잘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고 김충현 씨는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 숨졌다. 태안화력발전소는 2018년 고 김용균 씨가 숨진 곳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고 김충현 씨의 사망사고 소식을 접한 뒤 “일하다 죽는 나라, 더는 용납할 수 없다”며 “모든 노동자가 안전한 대한민국은 구호로 끝나서는 안 된다. 반드시 실현해야 할 국가의 책임”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희생자와 관련해 요구안 서한을 받기 전 유족의 손을 잡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06.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