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9일(현지 시간) 첫날 무역협상을 마친 뒤, 협의를 10일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미중 대표단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오른쪽부터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담당 대표, 왕원타오 상무부장, 허리펑 부총리,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2025.06.10 ⓒ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열고 6시간 이상 '마라톤협상'을 진행했다. 양국은 희토류와 첨단기술 등에 대한 수출 제한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협상 대표단은 이날 런던에서 만나 오후 8시까지 6시간 이상 논의를 진행했다. 양국은 다음날인 10일 오전 10시에도 다시 만나 후속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협상에서 미국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으며,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수석대표로 나섰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과 미국의 대중국 첨단기술 수출 제한 등 상대방에 대한 수출 통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측은 중국에 희토류 공급을 재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중국은 미국의 관세에 대응해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선 바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제련·분리 분야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이를 원료로 하는 미국의 첨단무기 제조 분야 등이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이 희토류를 다시 공급받기 위해 중국에 가했던 반도체 수출 제한 등을 완화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CNN은 해당 문제에 정통한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베센트 상무장관 등 협상 대표단이 대중 수출 제한 조치를 완화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미국 측 협상단에 대중국 수출 통제 해제도 고려할 것을 지시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상황에 대해서는 "중국과 잘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며 "우리가 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좋은 보고들만 받고 있는데 곧 (협상단으로부터) 연락이 올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을 개방하고 싶다"면서 "이는 중국에도 세계 나머지 국가들에도 큰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 측에 반도체 등 첨단기술 수출 통제를 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0일 논평에서 "경제 무역관계의 진정한 모습은 서로의 장점을 보완하고 공생하며 서로가 이익을 취하는 것"이라며 "인위적으로 설치한 '철책'을 철거하고 경제무역 협력의 도로를 원활하게 해야만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일시적으로 115%p(포인트)씩 낮추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 등 비관세 조치도 해제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중국이 희토류 공급 재게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했다. 중국 측도 미국이 반도체 관련 제재를 더 강화하고 있다며 반발하면서 양국의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지난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가 이뤄지면서 런던에서 이번 2차 협상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