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휠체어 퇴원’ 김건희, 특검 회피 잔꾀 안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우울증이라며 11일간 입원 치료를 받더니 휠체어를 타고 퇴원했다. 우리나라 최고급 병원 VIP 병동에 마음대로 입원하는 것도 황당한데, 우울증에 무슨 휠체어인지 국민들로선 더운 날씨에 화를 돋우는 짓이다.

김 씨가 28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퇴원하면서 휠체어를 탄 모습이 언론에 노출됐다. 입원 기간 매일 옆에서 지극정성으로 간병했다는 윤 전 대통령은 뒤에서 휠체어를 밀었다. 기자들이 대기하는데 굳이 피하지 않은 것은 휠체어 탄 모습을 일부러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초유의 동시 3특검 조사와 처벌을 앞둔 두 사람은 질환을 방패 삼아 수사를 피하고 국민에게 동정심을 유발하려 한다. 그러나 그들을 동정하기엔 두 사람이 국가와 국민에 끼친 해악이 너무 크고 심각하다. 비공개 출석을 요구하며 버티던 윤 전 대통령은 28일 특검에 출석했으나 국민에게 사과의 뜻조차 나타내지 않았다.

16개 혐의에 대해 특검 소환을 앞둔 김 씨는 질병을 이유로 조사를 피하거나 늦춰보려는 얕은수를 쓰고 있다. 우울증을 이유로 국내 최고 병원에 입원한 것도 의료계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많다. 그에 더해 김 씨가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나 차량에 탑승했다는 영상과 집안에서 활보하며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사진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우울증을 방패로 내세운 행태는 자칫 이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오해와 혐오를 부추길 우려마저 있다.

김 씨가 우울하다면, 그 이유는 무소불위로 전횡을 일삼던 권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학력과 경력을 조작하고 사과 한마디로 때운 김 씨는 ‘V0’라는 별명답게 선거에 개입하고, 대통령실에 충성파 라인을 형성하며, 주가조작을 은폐하고, 양평고속도로 등 국정과 이권에 개입했으며, 로비의 대상이 돼 뇌물을 챙겼고, 심지어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책정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런 배우자의 불법과 비리를 감추려고 권력을 남용했고, 그 끝에 12.3 내란을 일으켜 파국과 종말을 맞았다.

김 씨가 우울하다면,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울분에 차 있기 때문이다. 김 씨가 특검 소환에도 조건을 걸고 밀당하는 것은 휠체어 퇴원과 마찬가지로 아직도 처벌을 피하려는 아집에 사로잡혀 있음을 가르쳐준다. 잃어버린 권력에 집착하고 국민을 속이려는 잔꾀를 버리지 못한 것이 자신을 지옥으로 몰아가는 근본 원인이다. 김 씨는 3년간 충격과 분노에 고통받은 국민에게 우울증을 내세우려 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라도 현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죄값을 치르겠다고 마음 먹는 것이 윤 전 대통령과 김 씨 부부에게 허용된 유일한 탈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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