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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의힘 혁신과제는 결국 내란종식·친윤청산이다

국민의힘이 당 쇄신을 위한 혁신위원장으로 안철수 의원을 임명했다. 안철수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하고, 채상병 특검법에도 여당 의원 중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던 인물이다. 대선 경선 이후에도 계엄과 탄핵 사태에 대한 당의 사과를 거듭 촉구하며, 당내 개혁을 주장해 온 대표적 '아웃사이더'였다. 그런 그가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이다.

안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사망 선고 직전의 코마 상태"라고 진단하며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종기를 적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작 당 내부에 있기 때문이다. 나경원 의원은 '통합'을 말하고, 윤상현 의원은 '뺄셈 정치 혁파'를 언급한다. 모두가 다른 말을 한다. 대선 패배의 핵심 원인조차 정리되지 않은 당내 상황에서 혁신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 벌써부터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국민은 알고 있다. 국민의힘이 왜 패배했는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말이다. 혁신의 출발선은 분명하다. 바로 '내란 종식'이다. 계엄령 기도와 대선 불복에 앞장선 세력을 당 바깥으로 축출하고, 이를 묵인하고 옹호한 자들을 징계해야 한다. 사과는 기본이고, 특검 수사에 협조해야 하며, 관련자 전원의 당직 박탈과 출당까지 단행해야 국민이 납득할 것이다. 그런데 그 대상은 대부분 친윤계다. 이 점에서 안철수 혁신위원장이 마주한 과제는 곧 '친윤 청산'이기도 하다.

문제는 친윤계가 여전히 당의 주류라는 점이다. 혁신안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비상대책위원회조차 친윤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혁신위가 어떤 해법을 내놓더라도 그 의지를 뒷받침할 동력은 미약하다. 안철수 위원장이 아무리 진단이 정확하고 처방이 정당해도, 당 지도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혁신은 또다시 '쇼'로 끝날 것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결단이다. 혁신이 혁신으로 남기 위해서는 분당을 각오해야 한다. 환부를 도려내지 못한 개혁은 혁신이 아니라 면피일 뿐이다. 국민의힘이 다시 대표 보수정당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내란에 협력한 이들과 결별해야 한다. 안 위원장이 이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 끝은 자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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