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야4당 ‘사회대개혁위 설치’ 요구에 “성의 있게 검토”

사법 피해자 사면복권 요청에 이 대통령, 노동자 수용생활 실태파악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국회 비교섭단체 지도부와 오찬회동에서 개혁신당 천하람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7.03.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원내 비교섭단체 5당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했다. 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남에 이어 다른 야당과도 대화의 폭을 넓히기 위함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30분 한남동 관저로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와 서왕진 원내대표, 진보당 진보당 김재연 대표와 윤종오 원내대표, 개혁신당 천아람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를 초대해 오찬을 하며 1시간 반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지도부는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민주당과 합의한 '사회대개혁위원회' 설치를 요구했다. '사회대개혁위원회'는 개혁신당을 제외한 야4당이 민주당과 합의한 주요 정책과제의 실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제 정당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성의 있게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후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당시 민주당과 야4당은 원탁회의를 통해 '사회대개혁위원회' 설치뿐만이 아니라 다당제와 연합정치를 위한 정치제도 개혁 등도 합의했는데, 이 대통령이 이 합의에 관심을 기울이고 지켜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이 대통령 역시 대선 기간 다당제 정치구도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회동 자리에선 구체적으로 원내 교섭단체 완화 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 없이 경청만 했다고 우 수석이 전했다. 우 수석은 "관심이 없거나 애초에 약속했던 내용들에 대해서 생각이 바뀌었다 이렇게는 보이지 않지만,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 만한 주제라기보다 아무래도 의회에서 정당 간의 협상을 통해 진행될 문제라고 판단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부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국회 비교섭단체 지도부와 오찬회동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대표권한대행,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이 대통령, 천하람 개혁신당 당대표권한대행,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당대표. 2025.07.03. ⓒ뉴시스

그 외에 검찰개혁이 후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역시 "개혁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절실하다. 아마 지금이 개혁의 적절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며 "더는 국민들이 정치 검찰의, 검찰권 오남용으로 피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본인이 정치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차질 없는 검찰 개혁의 의지를 다시 피력했다고 우 수석은 전했다.

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 등 인사와 관련된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진보당 김재연 대표는 "송 장관 유임 소식에 농민들은 새 정부마저 농민을 버리냐며 분노하고 있다. 송 장관은 커질 대로 커진 불신과 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며 "이번 인사가 그간 강조하신 실용과 통합의 기조에 따른 결정이라면 새 정부가 품고 가야 할 농민들을 대통령께서 직접 만나서 우려와 의구심을 해소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인사 배경을 설명하면서 "대통령이 책임지고 국민과 한 약속을 지켜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는 "진정한 통합은 피해자들의 회복에서 시작된다"며 사법 피해자들에 대한 사면복권을 요청했다. 한 대표는 "내란정권이 휘두른 사법의 칼날에 건설노동자와 화물노동자뿐만 아니라 전 정권의 사법피해자들이 무수히 많다"며 "검찰 정권의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가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라고 사면복권 대상자를 구체적으로 짚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먼저 수용 생활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실태 파악을 지시하면서도, 조국 전 대표에 대해서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고 우 수석이 전했다. 우 수석은 "노동자들 사면복권과 관련해선 실태를 자세히 물어보셨고, 실형이 선고돼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노동자들이 꽤 있다는 얘기에 조금 놀라셨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노동계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진보당 김재연 대표는 "지금은 지난 정부의 노동 탄압 정책을 중단하고 노동 존중 국정 기조로 전환할 때"라며 "산적한 현안의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해서 정부와 노동계가 정례적 대응의 틀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산업재해가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더 유념해서 관심을 가져달라는 주문에 이 대통령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다른 야당과 달리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검찰개혁을 비롯한 사법개혁 추진에 대한 보수진영의 반대 목소리를 전하면서 "지금은 검찰, 사법 이런 부분에 대해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는 것보다는 민생을 잡고 가는 국정운영을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천 대표가 발언할 때 눈을 마주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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