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휴가를 떠나지 못했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가를 떠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걱정할 것 없다. 한 공간에 펼쳐진 지중해 빛 바다와 해외 풍경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요시고 사진전: MILES TO GO'속 작품들이다.
요시고 작품들은 이미 '요시고 사진전: 따뜻한 휴일의 기록'이라는 이름으로 2021년 한 차례 한국에서 공개됐다. 한국에 처음 소개된 이 스페인 작가의 작품들을 보기 위해 40만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요시고의 작품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여행길이 막힌 관람객들에게 생생한 여행 현장을 선사했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요시고 사진전: MILES TO GO'에선 작가가 2021년부터 최근까지 뉴욕, 스페인, 도쿄, 서울 등을 여행하며 촬영한 신작 300여 점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의 대표 여행지로 꼽히는 유럽과 뉴욕은 물론이고 대표적인 이웃 국가인 일본의 풍경도 만날 수 있다. 외국의 사진 작가가 바라본 한국의 풍경도 외려 진귀하게 느껴진다.
'요시고 사진전: MILES TO GO' ⓒ'요시고 사진전: MILES TO GO'
전시장 바깥은 한창 무더위였지만, 내부는 투명한 지중해 바다 작품들로 시원함을 전달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정오를 조금 넘은 주중 점심 시간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관람객들이 많았다. 젊은 관람객들에게 요시고의 전시는 일종의 놀이터이자 휴양지였다. 관람객들은 사진 앞에서 익살 맞은 표정을 짓거나 휴양지의 풍경을 넋 놓고 바라보듯 작품 앞에 내내 서 있었다.
왜 사람들은 요시고 작품에 열광할까. 일상에서 파온 친숙한 구도와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색감에 있다. 대표적으로 요시고 작가가 찍은 바다사진들이 대표적이다. 경계를 가르는 파도 물결 사이로 여름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작가는 친숙한 풍경을 낯선 구도로 만들어 내고, 색감은 제 빛을 토해낸다. 넋을 놓고 바라보는 사이, 관람객은 실제 바다 휴양지에 놓인 기분을 느끼게 된다.
대표적인 이웃 국가인 도쿄 사진들도 전시됐다. 도쿄 작품들은 요시고 작가가 2024년 9월에서 2025년 2월 사이에 찍은 작품들이다. 요시고 작가는 손님과 직원이 있는 음식점, 밤새 꺼지지 않는 빌딩 불빛, 지친 사람들을 싣고 달리는 지하철에서 뿜어져 나오는 실루엣과 삶의 한숨들을 포착해 낸다. 담배 한 모금, 밥 한 끼 먹는 여자, 땀을 닦는 직원의 모습에 삶이 녹아 있고, 오늘 하루를 또 살아낸 우리의 모습이 녹아 있다.
'요시고 사진전: MILES TO GO' ⓒ'요시고 사진전: MILES TO GO'
흥미로운 지점은 요시고 작가가 담아낸 한국의 모습이다. 작가는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보다 일상적인 장소를 포착했다. 평생 한국에서 산 한국인 입장에서 봤을 때, 사진 속 풍경은 굉장히 익숙하고 평범하다. 초등학교, 약국, 신호등, 수산 시장, 길거리 등인데 신기하게도 평범한 풍경 속에서도 작가가 느끼고 표현한 신비로운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요시고는 장소 자체 보다 장소 속에 숨은 이야기와 느낌에 집중하는 작가임을 알 수 있었다.
요시고는 활동명이다. 실제 그의 이름은 호세 하비에르 세라노다. 전시장을 지중해 바다로 물들이고, 관객으로 하여금 뉴욕을 거쳐 도쿄와 서울을 여행하게 만들어 주는 요시고 전시는 오는 12월 7일까지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