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08. ⓒ뉴시스
고강도 대출규제를 핵심으로 하는 6·2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2개월이 지났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뇌관이라 할 서울 아파트 시장은 낙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심지어 직전 주에 비해 상승폭이 늘어난 지역이 놀랄 정도로 많아지는 등 불길한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주담대 평균 금액이 3억 원에 불과한 만큼 6억 원을 상한으로 하는 6·27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다. 강력한 세금정책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상승폭이 늘어난 지역이 놀랄 정도로 증가한 서울 아파트 시장
2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넷째 주(8월2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08%로 직전 주 대비 0.01%포인트 낮아졌다.
서울은 6·27 대책 이후 0.40%(6월 30일)→0.29%(7월 7일)→0.19%(7월 14일)→0.16%(7월 21일)→0.12%(7월 28일)→0.14%(8월 4일)→ 0.10%(8월 11일)→0.09%(8월 18일)로 상승폭이 줄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직전 주에 비해 상승폭이 늘어난 서울 아파트 지역이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직전 주 대비 가격 상승폭이 커진 곳은 성동(0.15%→0.19%)·마포(0.06%→0.08%)를 비롯해 종로구(0.05%→0.06%), 광진구(0.09%→0.18%), 동대문구(0.07%→0.08%), 성북구(0.02%→0.04%), 강북구(0.02%→0.03%), 도봉구(0.00%→0.04%), 노원구(0.02%→0.03%), 영등포구(0.08→0.11%), 관악구(0.07%→0.08%) 등 11곳이다.
반면 강남 3구는 서초구(0.15%→0.13%)와 강남구(0.12%→0.09%), 송파구(0.29%→0.20%) 모두 상승폭이 축소됐다. 용산구(0.10%→0.09%)도 상승률이 소폭 하락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상승폭이 증가한 구가 무려 11개에 이른다는 사실은 심상치 않은 신호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으로 매수세가 이동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시장이 반등의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다고 볼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주담대 평균은 불과 3억 원(?)
31일 부동산R114 리서치랩의 분석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주택담보대출 약정액은 지난 5월 말 기준 2억9557만 원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 평균 2억8632만 원에서 1000만 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구별로 강남구 아파트의 대출 평균이 4억 8362만 원으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최고였다. 이는 주담대 금액이 가장 낮은 금천구(1억 8174만 원)나 강북구(1억8185만 원)의 약 2.7배 수준이다.
또 서초구 4억6541만 원, 용산구가 4억138만 원으로 강남구와 함께 이들 3개 구의 평균 주담대 금액이 4억 원을 넘었다.
강남 3구와 용산구는 규제지역으로 묶여 LTV 50%(유주택 30%), DTI 40%로 제한(비규제지역은 LTV 70%, DTI 60%)되지만 상대적으로 집값이 높아 대출액도 많은 것이다.
이들 3개 구 외에 주담대가 높은 곳은 성동구로 평균 3억7081만 원이었다. 이는 송파구의 3억5000만 원보다도 높다. 이에 비해 주담대 평균이 낮은 곳은 금천·강북구와 함께 도봉구가 1억9493만 원으로 2억 원을 넘지 않았다. 또 중랑구(2억 1062만원), 구로구(2억1626만 원), 관악구(2억1700만 원) 순으로 대출이 적었다.
중요한 건 이번 조사 기준일이 6·27 대책 이전인 5월인데도 구별 주담대 평균이 6억 원을 넘는 곳이 한 곳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6·27 대책에서 수도권의 주택은 차주의 소득 여부와 무관하게 주담대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는 초강수를 썼는데 대책 이전에도 평균 대출액은 한도보다 한참 낮은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이를 뒤집으면 6·27 대책이 급한 불은 껐지만 부동산 시장을 장기간 안정시키는 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뜻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민중의소리
강력한 세금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을 하향 안정시켜야
이재명 정부는 조만간 공급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공급대책은 필요하지만 공급에 시간이 많은 걸리는데다 입지라는 결정적인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설사 대규모 신규공급이 필요하다하더라도 수요자들이 절대적으로 원하는 공급입지는 이른바 ‘한강벨트’를 위시한 서울이다. 그런데 서울에는 비교적 단기간에 대규모 공급이 가능한 공공소유 토지가 드물다. 물론 이재명 정부가 서울에 대규모 공급을 하겠다고 작정하고 덤벼들면 공공소유 토지를 발굴하고 만들어 비교적 단기간에 신규공급이 가능할 것이다. 그건 필요한 일이고 좋은 일이다. 무주택자들을 대기수요로 돌려놓을 묘방이기 때문에 시장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 공급만으로 시장을 하향 안정시킨 경우는 없다. 대규모 공급으로 불타는 시장을 안정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노태우 정권 당시의 주택 200만호 공급도 토지공개념 3법 등을 포함한 강력한 수요억제 정책과 병행되었기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이재명 정부가 보유세 등을 포함한 강력한 부동산 세제를 마련하고 집행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강력한 세제와 엄격한 대출관리와 최적의 공급이 동시에 집행되어야 부동산 시장의 하향 안정화라는 지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