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점차 드러나는 통일교-윤석열 커넥션

법무부가 1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권 의원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 씨로부터 통일교 관련 현안을 청탁받으면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권 의원과 김건희 여사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청탁’의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은 지난달 18일 윤 씨를 청탁금지법,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 공소장에 김건희∙권성동∙윤석열 등과 통일교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상세히 기술돼 있다. 통일교는 권 의원을 통해 윤 전 대통령과 통일교 관련 현안 해결을 요청할 수 있는 소통창구를 만들었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 쪽으로도 각종 요청을 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었다고 특검은 보고 있다. 권 의원 쪽으로는 현금다발 등의 금품이, 김 여사 쪽으로는 명품 목걸이 등의 금품이 전달됐다고도 보고 있다.

특검팀이 확인한 통일교와 윤석열 일당의 관계는 단순한 민원 해결을 넘어선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후보를 돕겠다고 약속했고, 대선 직후 인수위 사무실에서 윤석열-윤영호의 만남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한학자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고, 윤 씨는 ‘제5유엔(국제연합·UN) 사무국 유치’와 아프리카 유니언의 행사 비용을 국가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 활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에 이뤄보자”고 했다고 한다.

통일교의 요청은 대통령직인수위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 규모 2배 증액으로 곧바로 반영됐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 규모를 2030년까지 100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통일교의 또 다른 현안인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관련 윤 정부 들어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 차관 지원한도액이 7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확대됐다.

특검팀은 전 씨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씨에게 통일교 집단 입당을 통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게 해달라는 김 여사의 의사가 담긴 요청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윤석열∙김건희∙권성동은 각종 선거에서 통일교를 동원했고, 통일교는 대규모 정책 자금 지원으로 그 대가를 받은 꼴이다. 전에 없던 수준의 종교-정치 커넥션이다.

윤 씨는 현안 해결 청탁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을 만난 날 자신의 다이어리에 ‘대박, 역사적인 날’이라고 적었다고 한다. 종교가 선거에 교인들을 동원하고,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되자마자 그들의 현안을 재임 기간 안에 해결하겠다고 말하는 그야말로 역사적으로 ‘치욕적인 날’이다. 김건희 윤석열 권성동 일당의 악행은 현행법을 어긴 것도 있겠으나 한국 정치의 수준을 바닥 이하로 추락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용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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