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원식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상복'을 입고 등장했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 등 국회 의장단은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정기국회 개원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줄 것을 여야 의원들에게 요청했는데, 국민의힘이 어깃장을 놓았다. 자당 소속의 주호영 국회부의장과도 다른 선택을 한 셈이다.
개원식에 한복을 입는 것은 눈에 띄는 아이디어이긴 하지만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다만 이에 대해 반발한답시고 검은 넥타이에 근조 리본을 단 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여당의 입법 독주·폭주에 항의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특히 3대 특검법 개정안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지만 마찬가지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국민의힘이 배출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 계엄과 내란 혐의로 구속된 상황이니 국민의힘이 정국을 주도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부·여당이 내놓는 의제에 대해 합리적 비판을 해야 할 야당의 임무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지난 몇 달간 국민의힘이 보여준 모습은 아무 존재감이 없었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추진하는 모든 일에 반대 목소리만 높이고 있는데, 국민들은 별 관심이 없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정부·여당의 정책 가운데 대부분이 이미 대선 이전에 제기되어 국민적 판단을 받은 일이기 때문이다. 여당의 입법 독주라고 할 명분이 없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새로운 제안을 내놓는 것도 아니다. 독주, 폭주, 독재처럼 표현은 과격한데 실제론 진지하게 고려한 내용이 없다.
결국 남은 게 퍼포먼스다. 국회 개회식에서 여당과 구분되는 옷을 입어서 차별성을 드러내겠다는 게 전부다. 국민의힘은 이날 우 의장이 내놓은 한반도 평화 결의안 채택 촉구,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안 등에 대해서도 찬반이나 보충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새로 선출된 최고위원회 내부의 '윤 어게인'은 하루도 쉬지 않고 뜨거운 논란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이 원하는 게 뭔지 국민은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