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검찰개혁과 함께 경찰권 민주적 통제도 대비해야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권 비대화라는 말은 검찰개혁 이후 경찰이 커 보이기 때문에 나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커진 것이 아니라 국민 눈에 상대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경찰 스스로 민주적 통제의 필요성을 외면하는 자기합리화는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검찰개혁은 시대적 과제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검찰을 민주적으로 견제하고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해 권력 남용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검찰 권한이 줄어든 만큼 경찰의 권한이 그만큼 커지는 건 필수 불가결한 과정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경찰 역시 과거 수많은 권한 남용의 어두운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용산참사 유혈 진압,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집회·시위 현장에서의 과잉 대응 등은 아직도 많은 시민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윤석열 정권에선 경찰 내부에 대한 권력 장악 시도가 공공연히 이뤄진 바 있다. 행정안전부 산하에 ‘경찰국’을 신설해 경찰 지휘라인을 직접 통제하려 했고, 치안감 인사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명단을 뒤집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는 경찰 독립성을 훼손하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경찰을 만들려는 시도로 비판받았다. 검찰개혁 추진과 함께 이런 부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이재명 정부와 경찰 모두에게 과제가 되고 있다.

경찰은 전국적으로 13만 명이 넘는 인력을 가진 방대한 조직이다. 수사권과 정보력, 물리력을 동시에 갖춘 조직을 민주적 통제 없이 내버려둘 순 없다. 민주적 통제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강화되어야 한다.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적 권한 확대, 국회와 시민사회의 감시 강화, 독립적인 인권옴부즈만 제도 도입 등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경찰 스스로 투명성을 높이고 권한 행사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자기 개혁의 노력이 필요하다.

민주적 통제 없는 권력은 언제든지 시민을 향한 폭력으로 돌변할 수 있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이미 확인해왔다. 권력기관 개혁은 검찰·경찰을 포함해 모든 권력이 시민 위에 군림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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