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초에는 항상 지난달에 나온 음반 중에 들어볼만한 음반을 골라 정리한 다음 소개한다. 누가 시키거나 부탁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이 또한 비평가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다. 아니 그냥 누군가에게든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하는 일이다. 비평가의 감식안을 거친 추천작을 들어볼 수 있게 공유하는 일. 그렇게 해서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는 이들의 고민과 방황을 줄여주는 일 말이다.
JUNNY ‘SOUR’ Record Delivery Self Recording @JUNNY’s Stylist Office
물론 이것이 비평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평가는 비평하는 사람이지 소개하는 사람은 아니다. 비평과 큐레이션은 엄연히 다르다. 하지만 비평을 열심히 찾아 읽는 이들이 많지 않은 세상에서 괜찮은 음악을 소개하는 역할이라도 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 않나. 안목이라고 하긴 민망하다. 축적된 경험이 헛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3호선 버터플라이 [환희보라바깥] 고고학 [LISTEN & DISCOVER 고고학 LIVE] 박소은 [B급 미디어] 아이아이 [Summertime Report] 주니 [null] 주혜린 [stereo] 차세대 [명랑하게] 크랙베리 [WHO AM I] Various Artists [제임스레코드 컴필레이션 가을] Alison Goldfrapp [Flux] Conan Gray [Wishbone] Pile [Sunshine and Balance Beams] Sabrina Carpenter [Man's Best Friend] Scree [August] Steve Gunn [Music For Writers] Sunset Rollercoaster [QUIT QUIETLY] 이 리스트가 지난 8월에 나온 국내외 EP와 정규 음반 중에 인상적으로 들었던 음반 목록이다. 국내 음반의 경우 대부분 지금 두각을 보이는 젊은 음악가들이다. 해외 음악가들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이 이름을 자주 듣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장르와 마찬가지로 대중음악계에도 계속 새로운 음악가가 등장해 근사한 음악을 선보인다. 다만 국내 추천음반 가운데 밴드 음악이 많은 결과는 취향과 무관하지 않을 테다. 다른 이들은 좋게 들었는데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이 뽑은 목록에서 발견할 수 없다면, 그 또한 취향 때문이거나 아직 내가 매력을 발견하지 못해서일 수 있다. 그렇다고 와 닿지 않은 음악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속일 수는 없지 않나.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주시길 바란다.
3호선 버터플라이 (3rd Line Butterfly) 너의속삭임 (Residue of a whisper)
어쨌거나 낯선 이름이라고 주저하지 말고 호기심을 갖고 들어보시라. 음반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기는 부담스럽다면 타이틀곡만 들어보는 방법도 있다. 오랜만에 돌아온 3호선 버터플라이, 라이브 콘서트의 생생함을 낚아 올린 고고학, 지금 여성 록커의 최선두에 서 있는 박소은, 달콤하고 매끈한 아이아이, 스타일리쉬한 주니, 건조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주혜린의 일렉트로닉, 16곡을 담아 묵직한 차세대, 강렬하고 날카롭게 폭주하는 크랙베리, 잘 만든 대구의 컴필레이션 음반까지 좋은 음악은 여전히 많다. 해외 음반은 국내 온라인 음악서비스에서 들을 수 없다면 애플뮤직이나 스포티파이에서 들을 수 있다. 유튜브뮤직을 통해 듣는 방법도 있다. 최소한 트렌드를 확인하거나 들을만한 음악의 데이터베이스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감각이 낡지 않는 사람이 젊음이다. 감각이 낡지 않도록 애쓰는 사람이 청춘이다.